공공기관 ‘철밥통’ 깨진다… 능력따라 임용

  • 입력 2005년 2월 10일 18시 04분


코멘트
연공서열 위주의 경직된 인사 문화가 팽배한 정부 산하기관에서 직급과 직렬을 파괴하고 능력을 중시하는 파격적인 인사가 잇따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은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1, 2급 고위직에 대해 복수직급제를 도입한 뒤 경영성과 평가를 통해 지사장(1급) 3명을 다른 지사 부장(2급)으로 강등시켜 발령했다. 또 한 지사의 부장 3명(2급)도 다른 지사 차장급(3급)으로 한 단계 내렸다.

대신 다면평가에서 우수한 능력과 실적을 인정받은 2, 3급 직원들을 선발해 지사장 등 상위직을 맡도록 하는 전례 없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 공단 관계자는 “현실에 안주하려는 조직의 분위기를 타파하려는 게 주 목적”이라며 “특히 간부급은 경쟁력 강화와 조직 쇄신에 전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산업안전공단도 4일 인사에서 관리, 기술, 연구직 등 직렬 구분의 관례를 깨고 1987년 공단 창립 이래 줄곧 관리직이 독식해 온 핵심 보직인 기획조정실장(1급)에 기술직의 김구중(金九中) 대전지사 기술위원을 임명했다.

또 본부 실국장 12개 자리에 대한 사내 직위공모제를 실시하는 한편 1급직 6개를 2급에도 개방하는 직급파괴 제도를 동시에 도입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기술직이 맡아온 산업보건지원국장(1급)에 처음으로 연구직인 강성규(姜星圭) 직업병연구센터 소장을 임명했다.

김용달(金容達) 산업안전공단 이사장은 “관습과 전례보다는 수요자를 먼저 생각하는 능률 위주의 인사가 중요하다”며 “앞으로는 직급과 직렬에 관계없이 능력이 뛰어난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필요한 자리에 발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안전공단은 또 이달 초 실시한 직원 공채에서 처음으로 학력과 연령을 폐지했다. 이 결과 전체 지원자 5039명 중 30대가 968명(19%)을 차지했고 이 가운데 32명이 서류전형 합격자(104명)에 포함돼 최종 면접을 남겨두고 있다.

이에 앞서 산업인력공단도 지난해 11월 신입사원 채용에서 학력과 연령 제한을 없애 30대 합격자 5명을 배출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