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盧정권은 신자유주의적 포퓰리즘”

입력 2003-12-05 14:51수정 2009-09-28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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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의 정치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로 자주 등장하는 '포퓰리즘(populism·인민주의, 대중주의 또는 인기영합주의)'의 개념을 통해 한국정치의 현실과 과제를 진단하는 학술대회가 개최된다.

철학연구회(회장 이한구 성균관대 교수)가 '디지털 시대의 민주주의와 포퓰리즘'을 주제로 개최하는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철학뿐 아니라 정치학, 경제학 등 타 분야 학자들도 발표자와 논평자로 참가해 다양한 시각으로 논의를 벌인다.

김일영 교수(성균관대·정치학)는 발표문 '민주화 과정에서 신자유주의와 포퓰리즘의 이율배반적 결합'에서 김대중 정권부터 노무현 정권 초기까지 약 6년간의 '개혁정치'를 분석했다.

김 교수는 "두 정권이 모두 경제개혁을 추진하며 시장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신자유주의적 성격을 지니지만 두 정권의 지지기반인 노동계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복지정책을 동시에 펴면서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한 이런 현상이 1990년대 이후 페루의 알베르토 후지모리, 아르헨티나의 카를로스 메넴, 폴란드의 레흐 바웬사 정권 등 라틴 아메리카와 동유럽에서도 나타난 공통적 현상이라는 점에 주목해 이를 '신자유주의적 포퓰리즘'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현재 노 정권은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 민주당을 포함해 기성 정당을 모두 불신할 뿐 아니라 영향력이 큰 일부 언론과도 불화 관계에 있기 때문에 대의제도를 우회해 대중과 무매개적 관계를 맺는 수단으로 사이버 공간에 의지하고 있다"며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디지털 참여'도 아닌 '디지털 포퓰리즘'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홍윤기 교수(동국대·철학)는 발표문 '포퓰리즘과 민주주의'에서 포퓰리즘의 본래 의미는 "특권 엘리트와 대립되는 보통 인민(또는 민중)의 이해와 관심, 문화적 특성, 자발적 감정들을 강조하는 정치적 운동"이라며 포퓰리즘이 한국의 주요 언론에 의해 '대중영합주의'라는 의미로 왜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또한 "한국사회는 이미 민주주의 제도가 공고화되고 시민사회의 조직이 어느 정도 체계화된 단계에 들어섰다"며 적어도 제도적으로는 포퓰리즘을 넘어 탈(脫)포퓰리즘 사회(post-populist society)에 들어 왔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서병훈 교수(숭실대·정치학)는 포퓰리즘의 폐해를 극복하고 이상적인 민주주의를 실현할 방안을 제시했다.

서 교수는 발표문 '포퓰리즘:민주주의의 딜레마'에서 "지역감정 조장 정치인과 경선 불복자, 당적 이탈자에 대한 징계 등의 입법을 통해 아첨꾼 정치인의 입지를 축소해 나갈 것", "언론과 시민단체가 최소한 포퓰리스트 선동가만이라도 가려낼 수 있도록 '악화(惡貨)의 구축(驅逐)'에 더욱 적극적 역할을 할 것" 등을 제안했다.

세미나는 6일 오전 9시반∼오후 6시20분 서울 경희대 본관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02-3619-129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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