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기-김근태 崔대표 방문… “대화로…” “이 상태서 무슨”

  • 입력 2003년 11월 28일 19시 07분


사흘째 단식 농성중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운데)가 28일 당사로 찾아온 열린우리당 김원기 공동의장(오른쪽)과 김근태 원내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서영수기자
사흘째 단식 농성중인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가운데)가 28일 당사로 찾아온 열린우리당 김원기 공동의장(오른쪽)과 김근태 원내대표를 배웅하고 있다. -서영수기자
28일 사흘째 단식을 하고 있는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의 목소리는 전날보다 확연히 낮고 작아진 상태였다.

그는 이날도 물과 소금만 먹었다.

그러나 최 대표는 강경투쟁에 대한 일각의 비판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최대표의 단식투쟁,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Poll)

“나도 신문사에 있었다면 한나라당이 국회를 공전시킨다는 비판 기사를 썼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기자들)이 간과하는 게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경제문제 한미동맹관계 부안사태 등 시급한 문제에 관심이 없다. 국회 정상화도 중요하지만 이러다 나라가 주저앉는다.”

최 대표는 이날 “대통령이 민의를 수용하지 않고 비리를 덮으려는 현실을 국민에게 알리고자 단식을 결심했다”는 내용의 e메일을 당원 4만여명에게 보냈다.

최 대표는 오전 11시반경 자신을 방문한 열린우리당 김원기(金元基) 공동의장과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에게 “지금 나라의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 노 대통령이 특검법안 거부를 철회하는 게 국정을 정상화시키는 제일 빠른 방법이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장은 “대통령도 (최 대표와) 대화할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단식을 풀고 대화하자”고 제의했으나 최 대표는 특검 거부 철회가 대화의 선결 조건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 대표는 김 의장과 김 대표가 돌아간 뒤 기자들에게 “이 상태에서 (노 대통령과) 무슨 대화냐”고 말해 대화 제의를 사실상 거부했다.

최 대표는 이어 “특검을 해서 측근의 비리가 드러나면 대통령을 정신 차리게 하는 방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특검수사에 대한 집착을 숨기지 않았다

한 측근은 “최 대표의 몸무게를 측정한 결과 단식 전보다 2kg이 줄었다”며 “최 대표의 체력이 많이 떨어져 당원 등의 면담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8시20분경에는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이 최 대표를 찾아와 20분가량 대화를 나누고 돌아갔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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