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對北뒷거래 6인방’ 지목

  • 입력 2002년 10월 4일 18시 33분


한나라당 김문수(金文洙) 기획위원장은 4일 의원총회에서 현대그룹의 4억달러(4900억원) 대북 비밀지원 의혹에 관련된 주요 인물은 6명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6인방’으로 지목한 사람은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 임동원(林東源)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 김보현(金保鉉) 국정원 3차장,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 그리고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사장이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지금까지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은 돈이 갔다는 게 드러날 것”이라며 박 실장 등 ‘6인방’의 2000년 1∼6월 출입국기록을 국회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박 실장이 ‘계좌추적할 필요 없다. 현대상선 회계장부를 공개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말한 것은 대북 뒷거래의 주역이 누구이고, 공개를 꺼리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들 ‘6인방’ 가운데서도 ‘박지원 임동원’ 쌍두마차가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대북 뒷거래를 총지휘했다고 주장했다. 또 2000년 4월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장관이 북한측과 남북정상회담에 합의할 때 뒷거래 시나리오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고, 이때 정 회장 또는 핵심 측근인 김 사장, 이 전 사장 같은 현대 관계자가 동행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현대상선이 산업은행에서 대출받은 4억달러 등의 정상회담 뒷거래 돈을 세탁해 북한으로 보내는 실무 역할을 맡았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김 차장이 엄낙용(嚴洛鎔) 전 산업은행 총재에게 “(4억달러 문제는)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는 사실도 그의 개입을 입증하는 중요한 근거라는 것.

한나라당은 ‘6인방’ 중 현대 관계자 3명이 동시에 외국에 체류하며 증언을 회피하고 있는 점도 이들과 대북 뒷거래간 연관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말 방북했다가 1일 베이징(北京)으로 나온 김 사장은 다른 방북단원과 달리 서울로 돌아오지 않고 있고, 소재지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정 회장은 국감 시작 직전 미국으로 떠났고, 김충식(金忠植) 전 현대상선 사장 역시 9월10일 미국으로 출국해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대북 뒷거래 6인방 역할
이름역할
박지원 대통령비서실장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하면서 비밀리에 북한에 돈 제공 약속하는 등 대북 뒷거래를 총지휘했다
임동원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국민의 정부 대북정책 총괄하며 박지원과 함께 각종 대북 비밀지원을 주도했다
김보현국정원 3차장국정원 대북담당 차장으로 4억달러의 대북 송금 실무작업을 지휘했다
정몽헌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정권과 유착해 금융 등의 특혜지원 받아가며 각종 형태의 대북 지원 주도한 의혹이 있다
김윤규현대아산 사장중국과 북한 왕래하며 4억달러 등 각종 대북 지원의 실무 총책을 맡은 의혹이 있다
이익치전현대증권사장정몽헌회장 지시로 대북 지원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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