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이 ‘6인방’으로 지목한 사람은 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 임동원(林東源)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 김보현(金保鉉) 국정원 3차장,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 그리고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사장이다.
그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지금까지 드러난 것보다 더 많은 돈이 갔다는 게 드러날 것”이라며 박 실장 등 ‘6인방’의 2000년 1∼6월 출입국기록을 국회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이어 “박 실장이 ‘계좌추적할 필요 없다. 현대상선 회계장부를 공개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말한 것은 대북 뒷거래의 주역이 누구이고, 공개를 꺼리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들 ‘6인방’ 가운데서도 ‘박지원 임동원’ 쌍두마차가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대북 뒷거래를 총지휘했다고 주장했다. 또 2000년 4월10일 중국 베이징에서 박지원 당시 문화관광부장관이 북한측과 남북정상회담에 합의할 때 뒷거래 시나리오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높고, 이때 정 회장 또는 핵심 측근인 김 사장, 이 전 사장 같은 현대 관계자가 동행했을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 차장은 현대상선이 산업은행에서 대출받은 4억달러 등의 정상회담 뒷거래 돈을 세탁해 북한으로 보내는 실무 역할을 맡았다는 게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김 차장이 엄낙용(嚴洛鎔) 전 산업은행 총재에게 “(4억달러 문제는)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는 사실도 그의 개입을 입증하는 중요한 근거라는 것.
한나라당은 ‘6인방’ 중 현대 관계자 3명이 동시에 외국에 체류하며 증언을 회피하고 있는 점도 이들과 대북 뒷거래간 연관성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말 방북했다가 1일 베이징(北京)으로 나온 김 사장은 다른 방북단원과 달리 서울로 돌아오지 않고 있고, 소재지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정 회장은 국감 시작 직전 미국으로 떠났고, 김충식(金忠植) 전 현대상선 사장 역시 9월10일 미국으로 출국해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대북 뒷거래 6인방 역할 | ||
이름 | 역할 | |
박지원 대통령비서실장 | 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하면서 비밀리에 북한에 돈 제공 약속하는 등 대북 뒷거래를 총지휘했다 | |
임동원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 | 국민의 정부 대북정책 총괄하며 박지원과 함께 각종 대북 비밀지원을 주도했다 | |
김보현국정원 3차장 | 국정원 대북담당 차장으로 4억달러의 대북 송금 실무작업을 지휘했다 | |
정몽헌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 정권과 유착해 금융 등의 특혜지원 받아가며 각종 형태의 대북 지원 주도한 의혹이 있다 | |
김윤규현대아산 사장 | 중국과 북한 왕래하며 4억달러 등 각종 대북 지원의 실무 총책을 맡은 의혹이 있다 | |
이익치전현대증권사장 | 정몽헌회장 지시로 대북 지원에 개입한 의혹이 있다. |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