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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8월 20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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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가 남한에 귀순할 의사 없이 강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함께 왔다면 북한에 송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은 이씨의 ‘진심’이 최종 확인된 것은 아니다.
이씨는 처음엔 “나는 북에 아버지와 처자식이 있다” “남조선에 올 이유가 없다”며 귀환의사를 밝혔으나, 20일 합동신문에서는 “식구들과 같이 올 걸 그랬다”고 말하는 등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일단 이씨가 북한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가 최종 확인되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돌려보낸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씨가 송환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북한이 먼저 요청해오지 않더라도 이씨가 원하면 북한으로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이씨는 전례에 따라 북송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 북한 청진항 동방 31마일 해상에서 표류하다 러시아 선박에 구조돼 진해항에 입항한 북한 민간인 3명은 관계당국의 간단한 조사를 받고 판문점을 통해 북으로 돌아갔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무동력 바지선을 타고 표류중 해군 초계함에 발견돼 거진항에 도착한 북한 선원 2명은 북한이 먼저 인도를 요청해온 경우. 이때도 공해상인 저진 동방 14마일 해상에서 북측에 배와 함께 넘겨줬다.
이씨도 우리가 북측에 돌려보낼 시기를 통보하고 북측이 원하는 일자와 시간에 판문점에서 넘겨주면 되지만 북한이 지난해 11월 때처럼 배까지 넘겨달라고 요청해올 경우 문제는 다소 복잡해진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전례는 없으나 서해 공해상 지점에서 북한 해군과 만나 이씨와 목선을 넘겨주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1994년 이후 지금까지 남측으로 왔다가 본인 의사에 따라 북측으로 돌아간 민간인 및 군인은 모두 9명이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