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위원장 訪美]美대선 고어당선땐 가능성 커

  • 입력 2000년 10월 12일 23시 11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할 경우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도 미국을 답방할까. 공동성명에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한 국가의 정상이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 그 나라 정상의 답방은 관례라는 점에서 김위원장의 방미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물론 김위원장의 방미는 클린턴 미대통령의 방문이 확정되면 거론될 문제. 다만 11월초 미 대선결과에 따라 몇가지 변수가 있을 수 있다. 앨 고어 미국 민주당후보가 당선되면 클린턴의 대북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해 김위원장의 답방이 쉬워질 수 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공화당후보가 당선되면 공동성명 자체의 효력이 의문시될 수 있고, 김위원장의 방미는 불투명해질 공산이 크다.

내년 봄으로 예정된 김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방미와 맞물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서울을 먼저 방문한 뒤 워싱턴을 방문할 수도 있고, 반대 경우도 가능하다. 정부로서는 한―미―일 3자조정감독그룹(TCOG)을 통해 충분한 협의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쪽이든 상관없다는 분위기다.

김위원장의 방미가 성사된다면 북한 내부적으로도 상당한 파장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한의 군사부문에 대한 국가권력의 ‘중심축’이 완화될 가능성이다. 북한이 그동안 군사중시 정책을 펴왔던 명분을 미국과의 적대상황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북한의 이같은 정책이 변화할 경우 한반도 안보환경 지도에도 큰 변화를 몰고올 수 있다. 클린턴대통령의 방북 시기도 관심사. 일단 고어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하면 연내 방북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이런 상황이 현실화한다면 12월중순 북한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서울방문 등과 맞물려 한반도에서 ‘정상’간의 교차움직임이 활발해질 전망이다.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방북은 10월말 또는 11월중 이뤄질 것 같다. 올브라이트의 방북에 이어 클린턴의 방북이 성사되고, 김국방위원장이 미국을 답방하는 상황이 오면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지역의 안보환경에 일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