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적십자회담 왜 연기됐나]北 입장정리 덜 끝난듯

  • 입력 2000년 9월 4일 19시 14분


정부는 제2차 적십자회담을 통해 이산가족문제 해결의 ‘제도화’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교환방문같은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것.

정부는 특히 제2차 장관급회담에서 남북이 서신을 교환키로 했다는 점에서 제도화에 근접했다고 보고 있다. 물론 남북의 이산가족 문제 해결방안 및 진전상황의 윤곽은 제2차 적십자회담에서 북측의 입장을 들어본 뒤에야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5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적십자회담을 개최하자는 우리측 제의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해오지 않은 채 일정을 연기시켰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북한이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부정적이기 때문은 아닌 것 같다.

답변을 연기한 이유는 첫째, 제2차 장관급회담 합의에 따라 다뤄야 할 사안이 몇가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남북은 제1차 적십자회담(6월27∼30일)에서 2차회담의 의제로 상봉 면회소의 설치 및 운영문제를 논의키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두차례 이산가족 추가교환방문’ 언급과, 장관급회담에서의 추가 합의사항으로 인해 이산가족 방문 시기와 규모 등 다뤄야 할 사안이 늘어났다. 또 서신교환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 정리에도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

둘째, 북측의 촉박한 내부일정 때문이다. 북측으로서는 장관급회담이 하루 늦어진데다 비전향장기수 환영행사가 겹쳐 적십자회담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따라서 북측은 차분하게 회담전략을 수립한 뒤 이번주 후반쯤에 적십자회담에 나오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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