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정상 日서 회담]"南北 정상회담 美-日에도 도움"

  • 입력 2000년 6월 9일 01시 19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8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 모리 요시로(森喜朗)일본총리와 연쇄회담을 갖고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3국 정상은 또 남북정상회담이 남북한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며 북-미, 북-일 관계개선과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특히 클린턴대통령과 모리총리는 대북포용정책과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의사를 거듭 밝히고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후 오쿠라호텔에서 열린 클린턴대통령과의 단독회담에서 “55년 만에 철조망을 넘어 북한에 가는 것 자체가 큰 전환점”이라며 “북한에 가서 한반도의 평화를 이루려면 남북관계가 개선돼야 하며 서로 협력하고 미 일과도 좋은 관계를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클린턴대통령은 “김대통령이 우리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사항을 잘 다루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해 김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문제를 논의해줄 것을 기대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문제를 거론한다는 것이 우리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클린턴대통령은 또 “남북정상회담이야말로 역사적 사건”이라며 “미국대통령으로서 김대통령을 도울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으며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일은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영빈관에서 모리총리와 단독회담을 가졌다. 모리총리는 이 자리에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에게 일본 정부는 북한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개선할 의지가 있음을 전해줄 것을 요청했고 김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모리총리는 “북한의 변화는 김대통령이 햇볕정책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라며 “우선 남북이 만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2차, 3차 회담이 이뤄져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인 이희호(李姬鎬)여사와 함께 도쿄 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전 일본총리의 장례식과 모리총리가 주최한 리셉션에 참석한 뒤 귀국했다.

<도쿄〓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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