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는 간담회에서 자신이 영남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점을 의식한 듯 최대로 몸을 낮추면서 변함없는 지지를 호소했다.
이 총재는 "우리가 제1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경북의 힘이 밑바탕이 됐다"면서 "과거에는 선거때 수백억, 수천억원을 지원했다는 말도 있는데 이번에는 국고보조금에 의존, 총재로서 무능하기 짝이 없는 일을 했다"며 자세를 낮추었다.
또 그는 19표 차이로 신승한 김광원(金光元·봉화·울진) 당선자의 예를 들며 "여당의 선거무효 또는 당선무효 획책을 막아내야 한다"고 강조, 확실한 `보호막'이 될 것임을 자임하고 나섰다.
이 총재는 특히 "이제 우리는 2년반을 기다리지 않고 이 나라를 이끌어갈 수 있는 힘을 얻었으나 문제는 이런 힘을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있다"며 TK의 단합과 결속을 당부했다.
이 총재가 이처럼 TK지역에 대해 각별한 '보은(報恩)'의 뜻을 전달한 것은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일어난 공천파동 때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이 먼저 나서 당의 단합을 주도, 동요를 막아낸 일등공신임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대구·경북은 언제라도 '이회창 체제'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총재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지역이기도 하다.
박헌기(朴憲基) 도지부위원장이 이날 "경북이 수권정당을 육성하는 일익을 담당하겠다"면서 "이 총재도 이제 반(半) 경상도 사람이 되었을 것이니 애정과 관심을 갖고 경북을 보살펴 달라"며 조건부 지지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도 이런 TK의 정서를 대변한 것이다.
한편 이 총재는 대구 서문시장 상가를 둘러보고, 경북지역 축협조합장단과 간담회를 열어 구제역 파문에 따른 양축농가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민생 살피기에도 신경을 썼다.
[대구·포항 = 연합뉴스 고승일기자] ks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