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은 그 실천을 담보하는 하나의 징표다. 나아가 중국이 한국을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과 같은 ‘동반자관계’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한층 의의가 크다.
중국은 통상 외교관계를 △관계정상화 △선린우호관계 △동반자관계 △전통적 우호협력관계 △혈맹관계 등 5단계로 분류하며 동반자관계는 그중 세번째 단계다. 중국과 일본은 아직 선린우호관계다.
한중관계의 격상은 직접적으로는 경제 통상 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13일 발표될 공동성명은 ‘중러 공동성명 다음으로’ 상세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게 임동원(林東源)청와대외교안보수석의 얘기다.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한과 동시에 수교하고 있는 중국의 한반도정책의 무게중심이 남한 쪽으로 상당히 이동했음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과거 최상급인 혈맹관계였으나 한중수교 후 전통적 우호협력관계로 한단계 격하됐다.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관계는 갈수록 점차 밀도가 약해지고 있다는 게 외교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한국입장에서는 양국관계의 격상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든든한 버팀목 하나를 구축한 셈이 됐다. 실제로 12일 정상회담에서 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은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에 전적인 이해와 동감을 표시하고 지지를 다짐했다.
경제 통상분야에서는 외견상 우리가 얻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많았다. 우리는 무역불균형 시정과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지지 등에 대한 약속을 구체적으로 해준 반면 중국측은 주요 사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중국정부의 특수성 때문에 확답은 피했다.
〈베이징〓임채청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