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의 부인 한인옥(韓仁玉)여사는 10일 아침 6시경 부산의 한 호텔에서 눈을 떴다. 이날은 새벽시장 방문일정이 없어 그런대로 늦잠을 잔 셈이다. 서둘러 매무새를 단장하고 시내 한 회관에서 열린 농협주부대학의 부녀모임에 참석했다. 주로 여성과 가정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아침식사를 뜨는 둥 마는 둥 하는데 수행비서가 슬며시 소매를 잡아끈다. 동래 온천시장으로 가야 할 시간이라는 뜻이다.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시장을 한 바퀴 돌았다. 처음엔 『부탁한다』는 말한마디 하는데도 몇번씩 머뭇거리곤 했는데 이제는 『꼭 찍어주세야 돼요』라며 「애교」까지 부리게 됐다. 이어 동래시장을 거쳐 금정구의 태광산업으로 이동했다. 근로자들과 간담회 후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들었다. 그리고 친정 본관인 청주 한씨 종친회에도 잠깐 얼굴을 비쳤다.
다음 일정은 경북 구미행. 본래는 부산에서 하루 더 묵을 예정이었지만 이후보의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 생가방문에 합류하기 위해 급히 일정을 바꿨다. 그러나 만나자마자 곧 이별이었다. 오후 6시 김천역앞 유세를 끝으로 이후보는 상주로, 한여사는 성주로 향했다. 숙소인 가야산 국민호텔에 도착한 것은 밤이 깊어서였다.
〈송인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