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李會昌)신한국당총재의 지지율이 반등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신한국당 내에서 「후보교체론」과 「반(反)DJP연합론」이 공식 비공식적으로 제기돼 대선국면이 갈수록 혼미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신한국당의 공동선대위원장인 김덕룡(金德龍)의원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당 주류측 중진으로서는 처음으로 「반 DJP연합론」을 주창하면서 우회적으로 당 후보교체의 필요성을 시사해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회창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내의 후보교체론을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며 단호한 자세를 보이고 김윤환(金潤煥)공동선대위원장도 후보교체 불가론을 주장하고 나서 신한국당의 내홍양상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김덕룡의원은 간담회에서 『「반DJP연합」의 취지에 동조하는 후보와 정치세력은 모두 뭉쳐야 한다』며 『대(大)를 위해 소(小)를 버리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의원은 「반 DJP연합」을 위한 이회창총재의 사퇴가능성을 묻는데 대해서는 일절 답변하지 않았으나 한 측근은 『대를 위해 소를 버린다』는 말 속에는 후보교체의 의미도 함축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낮 이한동(李漢東)대표가 주재한 당 상임고문단 오찬간담회에서 이만섭(李萬燮)고문도 『「반DJP연합」을 위한 큰 정치를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모두 사심을 버리고 당과 나라를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황낙주(黃珞周)고문도 『이제 국민정서를 정확히 읽고 선거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서울지역 의원 10여명은 이날 당내에서 급속히 불거진 후보교체론과 「반DJP연합」과 관련해 깊숙한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초선의원들의 모임인 「시월회」도 이날 운영위원회를 열고 금주중 정권재창출 방안 등 당내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전체회의를 소집키로 했다.
그러나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는 『「반DJP연합」은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작위적으로 추진되어서는 절대 안된다』며 자신을 중심으로 하지 않는 연합에는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임채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