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330m 달리며 금빛 꿈 꿉니다”

  • 입력 2008년 6월 14일 03시 01분


“금빛 발차기 보실래요?” 태권도 국가대표팀 임수정(왼쪽)과 손태진이 옆차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태백=황태훈 기자
“금빛 발차기 보실래요?” 태권도 국가대표팀 임수정(왼쪽)과 손태진이 옆차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태백=황태훈 기자
사방이 온통 초록인 강원 정선군 고한읍 함백산 중턱(해발 1330m)에 대한체육회 태백선수분촌(강원 태백시 소도동)이 있다. 이곳에서 60여 일 앞으로 다가온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위해 뛰고 또 뛰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태권도국가대표팀 남자 68kg급 손태진(20·에스원)과 여자 57kg급 임수정(22·경희대)이다. 13일 태백선수분촌에서 두 사람의 하루를 들여다봤다.

오전 6시 반. 간단한 트레이닝복 차림의 손태진과 임수정이 눈을 비비며 운동장에 나섰다.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이들은 400m 트랙을 돌았다.

트랙을 3바퀴쯤 돌자 이마에는 벌써 땀방울이 맺혔다. 400m 트랙을 10바퀴를 돈 뒤에야 아침 몸 풀기 끝.

아침식사 후 오전 10시부터 함백산 달리기가 이어졌다. 첫날은 3.5km, 다음 날은 7.2km, 그 다음 날은 9km를 반복해 달리는 극기훈련.

이날은 숙소에서 함백산 정상까지 달리는 3.5km 코스. 임수정은 가파른 언덕에서 발걸음이 더뎌졌다. 숨소리는 가빠지고 종아리에는 힘줄이 솟았다. 악전고투 끝에 정상. 임수정과 손태진은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지만 금메달을 향해 참고 견딘다”고 말했다.

오후 3시부터 실내체육관에서 전술훈련. 체육관 칠판에는 ‘꿈을 가진 자는 꿈을 이룬다’고 적혀 있다.

김세혁(에스원) 태권도대표팀 감독은 이번 훈련 파트너로 에스원 선수 14명을 동행시켰다. 손태진과 임수정은 실제 경기를 하듯 훈련파트너를 앞에 두고 옆차기 뒤돌려차기 등 연결동작을 반복했다.

2시간에 걸친 실내훈련이 끝난 뒤 손태진과 임수정은 땀범벅이 됐다. 이들은 “유럽으로 실전훈련을 떠난 중량급 차동민(남자 80kg 이상)과 황경선(여자 67kg 이하)이 부럽다”면서도 “태백에서 체력과 정신력을 키운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후 10시에 잠자리에 든다. 또 다른 내일을 위해.

김 감독은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는 4체급 모두 금메달을 따는 게 목표”라며 “하지만 메달 색깔보다 이들이 흘린 땀방울을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태백=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 영상 취재 : 황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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