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9일 처리” 약속한 대미투자법… ‘정치 볼모’ 삼을 만큼 한가한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3일 23시 30분


김상훈 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24 ⓒ 뉴스1
김상훈 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24 ⓒ 뉴스1
경제계가 국회에 계류 중인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의 신속한 처리를 여야 정치권에 촉구했다. 입법이 계속 늦어질 경우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한국에 대한 관세 압박이 강해지고, 대응법을 찾긴 더 힘들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대구·경북, 충남·대전 행정통합법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하는 가운데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를 행정통합법과 연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6단체는 3일 “대미투자특별법 처리가 늦어질수록 대미 협상력은 약화하고, 한미 경제협력의 실익은 실현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의 활동 시한인 이달 9일까지 법안을 통과시켜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경제계 긴급 호소문’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이 1월 말 한국 국회의 입법 지연을 문제 삼아 한국 상품에 부과하는 상호·품목 관세를 25%로 높이겠다고 압박하자, 여야는 부랴부랴 이달 9일까지 법안 처리를 약속한 바 있다. 게다가 지난달 20일 미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가 무효라고 판결한 뒤 글로벌 무역 질서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경제계의 불안감은 더불어민주당이 ‘사법개혁 3법’을 강행한 것을 이유로 대미투자특별위 위원장을 맡은 국민의힘이 관련 입법을 중단하면서 법 처리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대구·경북 통합법만 따로 떼어 통과시키길 원하는 국민의힘이 대미투자특별법의 처리를 통합법과 연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이 법안 처리를 뒷전에 미뤄 둔 채 정쟁에 골몰하는 사이 특위 활동 시한은 5일 앞으로 닥쳐왔다. 미 무역 당국자는 “(향후 부과될 관세가) 일부 국가는 15%이고, 다른 나라는 더 높아질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법 처리가 계속 지연될 경우 한국 수출기업들은 경쟁국보다 불리한 조건에 내몰릴 가능성이 있다. 국가 경제를 놓고 위험한 도박을 한다는 비판이 더 커지기 전에 여야는 어떤 조건도 달지 말고, 시한을 지켜 대미투자특별법을 처리해야 한다.


#사설#대미투자특별법#한미경제협력#관세압박#입법지연#상호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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