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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아이의 첫 학교 가기 연습[오은영의 부모마음 아이마음]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은영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
입력 2022-02-23 03:00업데이트 2022-02-23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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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학교 처음 가는 아이, 무엇을 준비하나?
일러스트레이션 김남복 기자 knb@donga.com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은영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유치원에서 놀이 중심으로 교육을 받았던 것과 달리 초등학교에서는 교과 중심으로 학습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비교적 자유로웠던 유치원과 달리 초등학교는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수업이 진행된다. 보통 수업은 40분, 휴식 시간은 10분이다. 아이 혼자 알아서 준비하고 처리해야 할 일도 많아진다. 달라진 환경에 잘 적응시키려면, 학교에 가기 전 아이에게 어떤 준비를 시켜야 할까?

첫째, 시간에 맞춰 화장실 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언제든 갈 수 있는 유치원의 생활 방식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초등학교 생활은 좀 힘들 수 있다. 특히 대소변을 바로 해결하지 못하고 참아야 하는 것은 더욱 곤혹스러울 것이다. 당장 대소변이 급하지 않더라도 쉬는 시간에는 화장실을 다녀와야 하는 점을 잘 설명해준다. 그리고 아이가 바뀐 수업 방식으로 당황해서 실수하지 않도록 ‘쉬는 시간에 화장실 다녀오기’ 연습을 시켜준다. 이때 타이머나 알람시계 등을 이용해 40분 수업시간, 10분 쉬는 시간을 몸으로 경험하게 하는 것이 시간 개념을 익히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초등학교 수업시간이라도 대소변이 너무 급하면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말해도 된다. 하지만 낯선 환경에 놓인 아이들은 왠지 엄격해진 분위기에 말하지 못하고 중간에 실례를 범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따라서 수업 받는 중에 손을 들고 “저 화장실에 갔다 올게요”라고 말하고 화장실에 다녀오는 연습도 함께 해두는 것이 좋다.

둘째, 교사의 지시를 수용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학교생활은 지시의 연속이다. 강제적이고 지켜야 할 규정도 많다. 40분 동안 의자에 앉아서 버티는 일, 정해진 등교 시간에 늦지 않게 학교에 가는 일도 지시이다. 알림장에 ‘받아쓰기 시험 중 틀린 문제를 몇 번 써 오기’라고 적게 하는 것도 일종의 지시라고 볼 수 있다. 미리 학교에 가면 해야 할 일이 무엇일지 적어 보고 꼭 따라야 한다고 알려준다. 어떻게 잘 따를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하나하나 가르쳐 주도록 한다.

주의할 점은 “선생님 말 잘 들어야 해. 안 들으면 엄청 혼나” 식으로 겁을 주지 않는 것이다. 입학하기 전부터 학교에 대한 두려움이 심해질 뿐 아니라 학교거부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삼가야 할 말이다.

셋째, 시력 검사를 한다. 시력이 나쁘면 눈을 잘 찡그리고 집중력이 떨어져서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거나 산만해지는 원인이 된다. 좌우 시력이 같은지, 사시가 아닌지, 눈썹이 눈동자를 찔러 눈곱이 끼지는 않는지 검사한다.

넷째, 아직 접종받지 않은 예방접종이 있는지 확인한다. 입학 전 꼭 맞아야 하는 예방접종들이 있다. 예방접종 수첩을 가지고 아이가 다니던 소아과에 가서 확인하고 접종을 끝내도록 한다.

다섯째, 코딱지, 아토피 피부염을 관리한다. 아이가 코딱지를 파거나 먹는 습관이 있다면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고 불결해 보인다.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서는 코를 파지 않게 주의를 시킨다. 코를 파는 습관은 축농증과 비염 때문에 코의 점막이 가려워서일 수도 있다. 코에 이상이 있는지 진단을 받아 보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아토피 피부염이 있으면 수시로 몸을 긁는 행동을 하게 된다. 아이 자신에게는 매우 괴로운 일이지만 또래에게는 지저분하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보습 제품 등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에게 오해받지 않게 불편함을 처리하는 방법을 여러 번에 걸쳐 가르쳐 준다.

여섯째, ‘학교 가기’ 예행연습을 한다. 배정받는 학교에 아이와 함께 가는 연습을 한다. 집을 나와 횡단보도를 건너고, 교실을 찾아가고, 어디에서 신발을 벗고 갈아 신어야 하는지 차근차근 훈련시킨다. 화장실 위치도 확인하고, 학교와 집을 오가는 시간도 확인한다. 처음에는 부모와 함께 가 보고, 다음에는 부모가 뒤에서 따라가는 식으로 연습한다.

일곱째, 단체생활을 할 때 가장 필요한 태도는 ‘기다림’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여 가르친다. 차례대로 줄을 서고 다른 아이들이 주어진 과제를 마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특히 4명, 6명 단위의 모둠 활동을 할 때는 자기의 순서를 잘 지켜야 구성원이 불만이 없고 골고루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기다리는 일이 지루해도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끝까지 참고 기다리는 것은 모두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도 일러준다.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오은영 소아청소년클리닉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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