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법인세에 맞먹는 준조세… 한국에서 기업 한다는 것

동아일보 입력 2021-02-19 00:00수정 2021-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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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기업들이 2019년 부담한 준조세가 67조5900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같은 해에 낸 법인세 72조1700억 원의 93.7%나 되는 규모다. 준조세는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보험료, 폐기물부담금 등 각종 부담금에 비자발적 기부금을 합한 금액을 말한다. 준조세라고 해서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기업의 부담능력에 비해 금액이 지나치게 많은 데다 매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느끼는 준조세 부담은 순이익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2019년 국내 기업들의 당기순이익은 111조 원으로 전년보다 50조 원이나 줄었다. 그런데도 준조세는 7.4%나 증가했다. 재작년 한 해뿐만이 아니다. 2015∼2019년 경제성장률은 2.0∼3.2% 수준이었던 데 비해 같은 기간 준조세 증가율은 5.1∼8.3%로 2배 이상 가팔랐다.

준조세가 기업 활동의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동아일보 취재 결과 한 대기업은 3000억 원을 들여 공장 증설을 하려고 하는데 1850억 원에 이르는 개발제한구역보전금을 내라고 해서 실행을 중단했다. 공장을 지을 당시에만 해도 개발제한구역이 아니었는데, 나중에 그 지역 일대가 지정되는 바람에 이처럼 엄청난 금액의 부담금을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래서는 기업들이 예측 가능한 경영활동을 하기 어렵다.

산업현장에서는 준조세 때문에 허리가 휜다는 비명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도 집권여당은 오히려 그 부담을 늘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여당이 기업과 개인으로부터 기금을 조성해 저소득층, 실직자, 비정규직을 돕겠다는 명분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회연대기금법과, 대기업이 목표이윤을 초과하면 협력사인 중소기업과 나누도록 하는 협력이익공유제가 대표적이다. 여당은 기업 자율이라는 전제를 달고 있지만, 끊임없이 정치권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기업들로서는 자율이 아닌 반강제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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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여야가 수시로 토론하고 점검하는 세금과 비교할 때 준조세는 투명성이 떨어진다. 그에 따라 기업들의 저항감도 크다. 정부여당은 투자와 고용창출의 주체인 기업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이미 시효가 다한 준조세를 찾아내서 말끔하게 정리해야 한다. 그에 앞서 협력이익공유제 등 새롭게 준조세를 추가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법인세#준조세#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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