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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한상복의 여자의 속마음
[작가 한상복의 여자의 속마음]<83>그들의 “예쁘냐”는 무섭다
동아일보
입력
2014-10-04 03:00
2014년 10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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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여자에 대한 남자의 관심 표현 가운데 여성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예쁘냐”다. 적지 않은 여성이 눈살을 찌푸린다. 외모부터 따지는 속물근성이 반갑지 않아서다.
하지만 그런 여성도 돌아서면 달라진다. 예쁜 옷과 액세서리를 사들여 스스로를 아름답게 꾸미려 한다. 세상의 외모지상주의는 싫지만 자기는 예쁠수록 좋은 것이다.
“예쁘냐”를 남발하는 남성 못지않게 여성 중에도 생김새에 특히 민감한 이들이 있다. 자기 용모를 관리하는 차원을 넘어 주변까지 잘생긴 사람으로 채우려는 경향이 뚜렷하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에도 외모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는다. 물론 대부분이 티 나게 드러내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람을 분류하는 기준이 외모이고, 생김새를 유독 많이 언급한다면 그런 스타일일 가능성이 높다.
외모에 집착하는 여성이 보여주는 또 다른 특성이 ‘아름답지 않은 대상’에 대한 배격이다. 촌스럽거나 못생긴 상대를 경멸한다. 예쁘지 않은 사물이나 사람을 곁에 두는 것마저 꺼린다.
이런 성향은 모성까지 초월해 ‘편애하는 엄마’ 혹은 ‘딸과 경쟁하는 엄마’를 탄생시키기도 한다. 자기 취향인 자식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반면 미운 자식은 구박한다. 어느 순간 예뻐진 딸에게 위협을 느끼고 질투를 하기도 한다.
거의 모든 남자가 아내의 편애를 보면서도 부인한다. 그럴 리가 없다는 것이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으므로.
하지만 조금만 더듬어 보면 익숙했던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다. 예쁜 구석이 없는 아기를 싸늘한 윗목에 방치했다는 할머니에서부터, 못생긴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게 끔찍했다는 고모 이야기까지. 생긴 것 가지고 유난을 떠는 일부 여자들의 일이 금시초문은 아닌 셈이다.
이런 행태는 모성보다 더 근원적인 동물적 본능에 따른 것인지도 모른다. 동물도 새끼 중에 가장 못난 놈을 외면하고 도태시킨다. 튼튼한 놈을 선택해 자원을 몰아주는 것이다.
사람의 ‘잘생겼다’는 기준도 균형 잡힌 생김새를 의미하므로 짐승으로 치면 잘나고 건강한 놈이다.
외모에 민감한 여성의 심미안은 세월이 흐르며 곁의 남편에게로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녀의 눈에는 나이 들어가는 남편의 변화가 유독 잘 들어온다. 자기 불안심리의 투사(投射)일 수도 있다.
그러다 남편이 중풍에라도 걸려 외모에 큰 변화가 생기면 말 그대로 뜨악해질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못생긴 것은 보기도 싫어하는데…. 추해진 남편을 보여주기 싫어 친인척의 병문안까지 거절하는 여성이 적지 않다.
모든 남성이 이 가능성만은 한사코 부인하고 싶을 것이다. 정말 그럴 리 없다고.
한상복 작가
작가 한상복의 여자의 속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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