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 집관… 응원만 해도 운동 효과에 우울증 예방[김종석의 굿샷 라이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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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끝난 코리아오픈 테니스 결승전에는 만원 관중이 몰렸다. 스포츠 관람은 스트레스 해소, 우울감 감소 등의 효과가 있다. 코리아오픈 제공
최근 서울 올림픽코트에서 끝난 코리아오픈 테니스 결승전에는 만원 관중이 몰렸다. 스포츠 관람은 스트레스 해소, 우울감 감소 등의 효과가 있다. 코리아오픈 제공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오른쪽 뒤에 BTS!!!”

며칠 전 퇴근 후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코리아오픈 단식 경기를 보고 있을 때 한 선배가 불쑥 문자를 보냈다. 처음엔 영문을 몰랐다. 알고 보니 필자 주변에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이 앉아 있었다. 테니스 애호가인 진뿐 아니라 이번 대회에는 연일 관중이 몰려들었다. 결승전에 9931명의 팬이 센터코트를 가득 메운 것을 포함해 대회 기간 총 관중 수는 5만1783명이었다.

코로나19로 3년 가까이 제약이 심했던 경기 관람을 마음껏 즐기게 된 데다 최근 뜨거워진 테니스 인기가 결합된 게 흥행 요인.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환상적인 플레이에 아낌없는 탄성과 박수를 보낸 팬들은 속이 다 시원하다는 표정이었다.

스포츠 관람은 삶의 질과 행복감을 높여주고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특히 신체 활동이 줄어드는 노년층은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해 일본 아사히신문은 ‘야구, 골프 등 스포츠를 즐겨본 노인은 우울증 위험이 준다’는 쓰쿠바대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65세 이상 조사 대상자 약 2만1000명 가운데 1년에 1∼3회 경기장을 찾는 사람들은 스포츠를 전혀 보지 않은 사람들보다 우울 증세를 겪을 가능성이 70% 낮았다. 온라인이나 TV로 한 달에 1∼3회 시청해도 79%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를 자주 볼수록 가족, 친구와 더 가까워지는 경향을 보였다. 남윤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장은 “근골격계나 대사 질환을 겪는 노년층에게 경기 관람은 운동 참여에 대한 적극적인 동기 부여가 된다”며 “스포츠 중계 활성화, 입장권 할인 등 정책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의 연고 도시 이혼율은 야구팀이 없는 도시보다 25% 낮다고 한다. 덴버대 하워드 마크먼 심리학과 교수는 “건전한 결혼 생활에는 재미와 우애가 중요한 가치로 작용한다. 야구를 즐기고 대화하면 사랑을 지키는 방편이 된다”고 분석했다.

2019년 영국 리즈대 연구에 따르면 축구 팬이 자신의 응원 팀 경기를 보면 빠른 걸음으로 90분 산책하는 것과 비슷한 정도의 신체 부하를 경험하게 된다. 경기 전후와 하프타임에 팬들의 심박수를 측정한 결과 평균 17%가 증가했다. 리즈대 앤드리아 어틀리 교수는 “축구 관전을 통한 긍정적인 스트레스는 몸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침 종착역을 앞둔 야구, 축구는 연일 불꽃 튀는 승부가 쏟아지고 있다. 농구, 배구는 시즌 개막이 눈앞이다. 11월에는 카타르 월드컵도 있다. ‘직관’이든 ‘집관’이든 살아 있는 스포츠를 느껴보시라.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릴지 모른다. 다만 과도한 치맥은 금물.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김종석의 굿샷 라이프#우울증#스포츠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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