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도 내리막길… 스마트폰 한 자리수 성장 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7일 16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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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애플 ‘아이폰’도 피해갈 수 없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올해 1분기(1~3월·애플 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8% 줄어든 505억6000만 달러(약 58조1100억 원)로 집계됐다고 26일(현지 시간) 밝혔다. 애플의 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줄어든 것은 2003년 1분기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2014년 9월에 나온 ‘아이폰6’와 지난해 9월 선보인 ‘아이폰6S’가 워낙 많이 팔린 데 따른 ‘쉼표(Pause)’라는 애플 측 주장과 달리 시장에서는 애플 성공신화도 스마트폰 시장 포화와 함께 ‘마침표(End)’를 찍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애플 주가는 전날보다 0.69% 떨어진 104.35달러로 마감했다.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추가로 8% 급락해 400억 달러(46조 원) 이상을 날렸다.

● 중국에 웃고 중국에 울어

애플이 이번 분기 동안 판매한 아이폰은 5120만 대. 전 분기(7478만 대)보다 32%, 지난해 동기(6110만 대) 보다 16.2% 각각 감소했다. 특히 타격이 컸던 시장은 중국(홍콩, 대만 포함)이었다.

애플은 2014년 4분기(10~12월) 중국에서 ‘아이폰6 돌풍’을 일으키며 성장세를 이어 왔다. 하지만 중국 시장 성장 둔화와 함께 아이폰 판매가 급감하면서 이번 분기 중국 시장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2% 줄었다. 실제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2011년에 150%에 달했으나 지난해는 중저가 스마트폰 업체들의 난립으로 2.5% 성장에 그쳤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부유층 사이에서 아이폰도 어느덧 ‘길거리폰’(누구나 쉽게 사서 쓸 수 있는 제품이란 의미)으로 분류되면서 과거 프리미엄 이미지가 많이 줄어든 것도 판매량 급감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실적 악화는 2분기(4~6월)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애플은 이날 2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전년 동기보다 줄어든 매출 410억~430억 달러로 발표했다. 미국 월가 컨센서스인 473억 달러보다도 낮다. 토니 사코나히 번스타인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좋은 날도 끝났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국내 전자업계에서는 지난달 각각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내놓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아이폰 차기작이 나오는 9월 이전까지 상대적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 스마트폰 한 자리수 성장 시대

전자업계가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이미 빠르게 꺾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DC가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처음으로 한 자리수 성장세로 떨어질 전망이다. 올해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5.7% 늘어나는 데 그쳐 지난해(10.4%)의 반 토막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IDC는 “가장 빠르게 커 온 중국 시장마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스마트폰 업계도 두 자릿수 성장 시대를 끝내게 됐다”며 “이제는 품질보다는 가격에 초점이 맞춰지고 저가 스마트폰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이 지난달 처음으로 중저가형 라인업인 ‘아이폰SE’를 내놓은 이유다. 이미 중저가폰 시리즈를 먼저 출시해온 삼성전자는 조만간 새 중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인 ‘갤럭시 C’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현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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