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가속기가 있는 경북은 과학기술의 고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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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경북도지사

“경북 하면 유교와 불교 같은 전통문화가 먼저 떠오르고 첨단과학기술과는 거리가 먼 듯하죠? 그렇지 않아요. 경북은 과학기술의 고장입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사진)는 4세대 가속기 공사 현장을 여러 번 찾았다. 그는 21일 “경북에 자리 잡은 3대 가속기는 나라의 미래를 밝힐 대들보와 마찬가지”라고 했다. 로봇산업을 이끄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과 ‘노벨상 사관학교’로 불리는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소의 한국 분원도 경북(포항)에 있다.

경북에 구축된 3대 가속기는 포항에 있는 3, 4세대 가속기와 경주에 있는 양성자 가속기를 가리킨다. 2013년부터 가동하는 양성자 가속기는 양성자(원자핵을 구성하는 입자)를 1초에 13만 km로 가속해 물질의 특성을 변화시키는 장치다. 3대 가속기를 구축하는 데 정부 예산이 1조 원가량 투입됐다.

최근 4세대 가속기를 둘러본 김 지사는 국내용 과학기술 기반을 넘어 인류에 기여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X선을 발견한 뢴트겐이 특허로 이를 독점하지 않고 개방했던 정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가속기는 ‘좋은 빛’을 만드는 시설이므로 세상을 밝히는 정신이 담기면 멋지지 않겠느냐”며 “신약 개발 같은 성과도 결국 세상의 빛이 되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4세대 가속기가 탄생하게 된 역사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가능하다던 포항제철소가 영일만에 들어서 국가 경제를 이끌고 포스텍까지 설립하게 됐다”며 “포항제철이 포스텍의 부모라면 4세대 가속기는 포철의 손자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문화든 과학기술이든 ‘뿌리’와 ‘기초’를 중시한다. 뿌리와 기초가 튼튼해야 새로운 결실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미공단에 탄소산업을 활발하게 추진하는 바탕도 전자산업의 뿌리에서 가능했다고 본다. 그는 “4세대 가속기가 뢴트겐의 자세처럼 박애주의에 기반을 두고 국제적으로 활용될 때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밝은 미래가 활짝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안동=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김관용#경북도지사#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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