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장애 10명 중 1명 위험군

  • 입력 2005년 8월 22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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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체의 중간관리자였던 40대 중반의 A씨는 2년 째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초조감에 밤잠을 설치기까지 했다.

가족의 권유로 찾은 스트레스클리닉. A씨는 불안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후배는 치고 올라오는데 상사는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불안감이 병의 시초였다.

치료를 받았지만 불안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반복된 휴직 끝에 A씨는 결국 직장을 관둬야 했다.

사회를 무서워하는 사회공포증, 사고를 당한 뒤 정신적·육체적 피해를 호소하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범 불안장애, 강박장애, 공황장애 등이 대표적인 불안장애.

이처럼 직장인 10명 중 1명꼴로 불안장애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제대 건강증진기금사업지원단이 22일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직장인의 9.8%가 언제든지 불안장애에 걸릴 수 있는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전국 3732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80여개의 항목을 조사해 정신건강 수준을 체크했다. 연구팀은 직장인을 △병에 걸릴 가능성이 낮은 건강군 △아직 위험은 낮지만 관리하지 않으면 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잠재군 △위험군 등 3개 집단으로 나눴다.

그 결과 위험군 9.8%, 잠재군 22.2%로 전체의 32%가 불안장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생산직일수록 위험군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군을 성별과 직종별로 보면 사무직과 생산직의 위험군이 남성은 각각 2.4%와 3.9%, 여성은 각각 5.5%와 15.2%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남녀 모두 20대가 위험군이 가장 많았다. 다만 생산직 남성의 경우 30대가 가장 위험군이 많았다. 또 대체로 직장 근무 2~5년 차에 위험군이 몰려 있었다.

위험군의 정신건강 수준은 건강군과 비교해 4배 정도 악화돼 있었다.

정신건강의 악화 수준을 측정하는 조사에서 건강군은 평균 0.72 점을 얻은 데 반해 잠재 군은 1.80, 위험군은 2.71로 나타난 것.

연구팀은 불안장애의 원인에 대해 "사무직의 경우 높은 업무강도와 장시간 근무, 상사와의 갈등, 수직적 위계질서 등이 요인이다"고 밝혔다. 생산직은 상사 또는 동료와의 갈등, 잦은 특근과 잔업 등이 주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업은 수평적 직장 문화를 만들어야 하며 개인도 스트레스를 관리할 줄 알아야 불안장애를 막을 수 있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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