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홍만표 ‘이규태 재산 해외도피 몰래 변론’ 정황 포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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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스위스저축-제주카지노 탈세도… 선임계 안 내고 ‘전화변론’ 등 의혹
‘정운호 브로커’ 이민희 구속 수감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된 홍만표 변호사(57)를 수사 중인 검찰이 홍 변호사가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67·수감 중)이 올해 4월 국외 재산 도피 혐의로 추가 기소될 당시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에 참여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홍 변호사의 5년 치 사건 수임 명세를 전수 분석하면서 홍 변호사가 선임계 없이 ‘전화 변론’ 내지 ‘막후 변론’을 펼친 사건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1부(부장 이원석)는 일광공영 이 회장이 올해 4월 검찰로부터 90억 원대 국외 재산 도피 혐의로 추가 기소될 위기에 처하자 검사장 출신 홍 변호사 측과 접촉한 사실을 확인했다. 선임계는 홍 변호사 사무실의 다른 변호사 이름으로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올해 4월 이 회장을 90억 원대 재산 도피 혐의로 추가 기소했고 결과적으로 ‘홍 변호사 카드’는 실패했다. 이에 이 회장이 홍 변호사의 역할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는 얘기까지 들려오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과 사건 수임 과정을 아는 그의 가족을 소환해 홍 변호사의 사건 수임 과정을 들을 방침이다.

이 회장 측은 “홍 변호사와 접촉해 계약을 했으나 추가 기소를 당했다. 수임료는 수천만 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수임 계약 당시에만 관여하고 특별한 변론 활동을 벌이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현대스위스저축은행(현 SBI저축은행) 김광진 회장(61)이 2013년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부의 수사를 받을 때도 홍 변호사가 선임계를 내지 않고 변론한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제주의 한 카지노 업체 대표의 탈세와 관련해 무혐의로 종결된 사건의 수사기록을 대출받아 분석 중이다. 홍 변호사가 선임계 없이 영향력을 행사해 무혐의로 종결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다.

한편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수감 중) 등으로부터 총 12억 원을 받아 로비를 벌이거나 유흥비로 탕진한 브로커 이민희 씨(56)는 23일 밤 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이 씨는 이날 오후 예정됐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포기했다.

장관석 jks@donga.com·김준일 기자
#정운호게이트#몰래변론#이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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