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6勇士’ 기억하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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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주제는 ‘호국보훈’]<103>잊혀지는 순국선열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고속정 참수리 357호의 모형. 동아일보DB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 전시된 고속정 참수리 357호의 모형. 동아일보DB
“천안함 폭침으로 희생된 장병이 몇 명이죠?”

길에서 마주친 시민들은 천안함 폭침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이렇게 되묻곤 한다. 2010년 3월 26일 북한의 잠수정 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해 46명의 장병들이 목숨을 잃은 지 5년여. 천안함 사례처럼 각종 호국의 현장과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웅들은 조금씩 잊혀지고 있다.

해군은 천안함 폭침 이후 뼈아픈 역사를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두 동강이 난 천안함 선체를 2010년 5월 경기 평택시 2함대사령부에 옮겨 전시하고 있다. 2함대사령부에는 천안함이 전시된 안보공원과 당시의 기록과 희생된 장병들의 유품 등을 전시하는 ‘서해수호관’이 있다. 관람객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2011년 24만8546명이던 관람객은 2년 만에 16만5400명으로 감소했고 지난해엔 2011년의 절반 수준인 12만1453명이었다.

2함대사령부 안보공원과 서해수호관이 천안함의 역사만 간직한 것은 아니다. 2002년 북한군에 맞선 제2연평해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장렬히 침몰한 우리 해군의 고속정 참수리 357호 실물도 전시돼 있다. 정장 윤영하 소령을 비롯한 연평해전 6용사의 이름은 유도탄고속함에 붙어 지금도 바다를 누비고 있다. 전시관에선 1999년 제1연평해전, 2009년 대청해전, 2010년 연평도 포격 등에 대한 기록과 희생된 장병들이 입었던 군복과 인식표 등 유품들도 볼 수 있다.

한동안 잊혀졌다가 영화를 통해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된 역사도 있다. 1950년 6·25전쟁의 흥남철수도 영화 덕분에 재조명된 사례다. 한국 영화사상 역대 2위인 1425만7442명 관객을 동원한 ‘국제시장’은 영화 앞부분에 피란민들이 미국 상선 메러디스 빅토리호(7600t)에 올라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기적의 배’로 불리는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1950년 12월 22일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낮까지 16시간이나 걸려 정원(60명)의 230배가 넘는 1만4000명의 피란민을 승선시켰다. 제2연평해전도 10일 영화 ‘연평해전’ 개봉으로 재조명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 곳곳이 호국의 얼이 서린 현장이다. 하지만 호국의 장소도 잊혀지고, 그 의미까지 잊혀졌다. 역사 교육이 수험 위주의 주입식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 현대고등학교에서 역사 교육을 맡고 있는 최태선 교사는 “교육이 입시에 맞춰져 있다 보니 역사적인 순간들의 구체적인 모습을 다루는 교육이 힘든 게 현실”이라며 “미국처럼 학생들이 직접 역사의 현장을 찾고 탐구하는 교과 과정을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연평해전#순국선혈#천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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