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강경 보수 성향 팟캐스트 진행자 출신인 댄 본지노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51·사진)이 취임 9개월 만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 본지노 부국장은 월스트리트 출신의 미성년자 성착취범인 제프리 엡스타인의 성접대 명단을 정부가 은폐하고 있다는 음모론과 딥스테이트(deep state·연방정부의 소수 관료들이 나라를 좌우하며 기득권을 지키고 있다는 주장)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펼쳐온 인물이다. FBI 근무 경력이 전무해 그의 발탁 당시부터 논란이 있었다. 충성파를 정부 요직에 기용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 방식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로이터통신은 본지노 부국장이 X를 통해 내년 1월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봉사할 기회를 준 트럼프 대통령과 팸 본디 법무장관, 캐시 파텔 FBI 국장에게 감사하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가 원래 하던 방송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퇴진을 기정사실화했다.
구체적인 사임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미 법무부와의 갈등이 결정적인 이유로 꼽힌다. 그는 엡스타인 수사 자료 공개를 둘러싸고 법무부와 줄곧 충돌해 왔다. 올 7월 법무부가 ‘정부가 은폐한 성접대 고객 명단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재확인하자, 본지노 부국장은 관련 자료 공개를 주장하며 반발했다.
본지노 부국장은 발탁 전 뉴욕경찰과 비밀경호국(SS)에서 잠시 일한 적이 있다. 하지만 FBI 근무 경력은 없었다. 통상 FBI 부국장은 조직에서 다양한 요직을 맡으며 성장해온 직원들이 맡아 왔다. 이 때문에 처음부터 FBI 안에서 그의 입지가 좁았고, 원활한 관리 및 업무 진행이 이뤄지기 힘들었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FBI 내부에선 본지노가 수사보다 소셜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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