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방부, 국가보훈부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특정 감사로 업무보고에서 배제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에 대해 “징계 중이니까 기분 나빠서 못 나오겠다고 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업무보고에서 “독립기념관장은 어디 있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강윤진 국가보훈부 차관은 “감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민병원 독립기념관 사무처장이 대신 나오도록 했다”고 답했다. 이른바 ‘뉴라이트 역사관’ 논란을 일으킨 김 관장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됐다.
이 대통령은 “관장이 참석했다면 독립기념관의 존재 이유를 물어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민 사무처장이 “올바른 국가 확립이나 문화의 정체성 확립을 목적으로 한다”고 말하자 이 대통령은 “독립기념관법 1조에 설립 목적이 있다”며 “(독립은) 민족이 치열하게 싸워서 만들어낸 결과라는 것을 잊지 말고 원래 추구했던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2025.10.16. 뉴시스김 관장은 8월 광복절 경축식에서 “광복은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는 취지로 말해 독립운동 폄훼 논란을 일으켰다. 김 관장은 학군단(ROTC) 동기회 행사, 교회 예배에 독립기념관 시설을 대여해주고 기념관 수장고의 유물을 꺼내 지인들에게 관람하게 하는 등 ‘독립기념관 사유화 의혹’에 대해 보훈부 감사를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관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국민의힘 3선 의원 출신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의 질책을 받은 뒤 잇달아 공개 반박에 나선 데 대해 이날 재차 비판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유튜브에서 이 사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평범한 공직자는 대부분 (반박이 아닌) 해명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대변인은 또 “윤석열 정부에서 ‘알박기’ 한 인사들이 내 눈에도 보일 때도 있다”며 “정치적 자양분이나 입지를 쌓기 위해 탄압의 서사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 있는 것 아닌지 우려될 때가 있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부처 업무보고를 생중계하는 것에 대해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라며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사무실에 폐쇄회로(CC)TV를 달았던 것을 기억하느냐. 이 대통령이 감시당하겠다고 선택한 첫 번째가 성남시장 시절의 CCTV였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파놉티콘(원형 감옥)이란 권력의 응시이고 감시받는 자가 약자”라며 “강자는 위에서 내려다보는 사람이지 절대 쇼의 주인공으로 서지 않는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아첨도 적당히 하라”며 “검찰은 당시 성남시장실과 비서실의 CCTV는 모형으로서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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