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지지율 하락 트럼프 “내 점수는 A+++++” 경제 연설 투어

  • 동아일보

내년 중간선거前 분위기 반전 노려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찾아 첫 연설
“물가 치솟은 건 민주당-바이든 탓… 이민자 돌아가면 더 많은 일자리”
국경 강화 강조하다 ‘북한’ 언급도… 美언론 “자화자찬-이민자 공격 점철”

작년 대선 최대 격전지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펜실베이니아주 마운트포코노에서 연설한 뒤 손가락으로 관중을 가리키고 있다. 고물가 등에 대한 국민 불만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 전역을 누비기로 한 그는 첫 행선지로 지난해 대선의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를 골랐다. 현 상황의 책임이 야당 민주당에 있다는 주장도 거듭했다. 마운트포코노=AP 뉴시스
작년 대선 최대 격전지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펜실베이니아주 마운트포코노에서 연설한 뒤 손가락으로 관중을 가리키고 있다. 고물가 등에 대한 국민 불만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 전역을 누비기로 한 그는 첫 행선지로 지난해 대선의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주를 골랐다. 현 상황의 책임이 야당 민주당에 있다는 주장도 거듭했다. 마운트포코노=AP 뉴시스
최근 고물가 등으로 지지율 하락을 경험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11월 미 중간선거 전 분위기 반전을 위해 ‘경제 연설 투어’를 9일 시작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때 가장 많은 공을 들인 경합주 중 하나였고,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첫 연설을 했다.

하지만 경제 민심 잡기에 초점을 맞추려던 당초 취지와 달리 그의 연설은 자화자찬과 이민자 공격으로 점철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대응 연설은 곧 ‘더러운 나라’ 출신 이민자들에 대한 불평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 민주당·이민자 공격으로 변질된 경제 연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마운트포코노에 있는 마운트에어리 카지노 리조트에서 1200여 명의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경제 연설 투어의 첫 단추를 뀄다. 펜실베이니아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과 2020년 대선 때 각각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게 패했지만, 지난해 대선에선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이긴 초박빙 지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되고 있는 고물가 등을 전임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 탓으로 돌리는 데 공을 들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60%가 넘는 미국인이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여론이 좋지 않다. 고물가로 인한 서민들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에서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물가엔 문제가 없다”고 반박해 왔다. 이에 공화당 내에서조차 이 같은 공감 부족이 내년 중간선거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물가는 빠르게 내려가고 있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잘살고 있다”며 “물가가 치솟은 이유는 조 바이든과 민주당이 권력을 잡았을 때 우리 경제를 망가뜨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불과 10개월 만에 우리 국경은 안전해지고, 인플레이션이 멈추고 임금이 오르고 있다”며 “미국은 다시 존중받고 있다. 미국이 다시 돌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선 유세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이민자 비난 발언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의 어려움을 야기한 요인으로 이민자를 꼽으며 “이민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면 미국 시민들에게 더 많은 일자리, 더 나은 임금, 더 높은 소득이 주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왜 항상 우리는 더럽고, 역겹고, 범죄가 만연한 형편 없는 소말리아 같은 나라 사람들만 받아들이는 것이냐”며 “노르웨이나 스웨덴, 덴마크 사람들은 안 되는 거냐”고 했다.

이날 그는 미국의 국경 강화 정책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돌연 북한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경 중 하나를 갖고 있다”며 “아마 우리보다 더 강력한 국경을 가진 나라가 하나 있을 텐데 그건 바로 북한”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은 일곱 겹의 철조망 벽을 갖고 있고 각각의 벽에는 100만 V의 전류가 흐른다”며 “한 개를 넘으면 다음 장벽에서 죽을 것이고, 철조망 2개를 넘으면 기록을 세운 것”이라며 웃었다.

● ‘A+’ 5번 강조하며 자화자찬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도 “내 경제 정책 점수는 A+++++”라며 정부의 경제 운용이 완벽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기자가 ‘국내 경제에 어떤 점수를 주겠느냐’고 묻자 처음에는 “A+”라고 답했다. 이어 기자가 ‘A+라고 했느냐’고 반문하자 “그렇다. A+++++”라며 +(플러스)를 다섯 번 반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중국, 일본, 한국에 들르며 한 번의 방문으로도 수조 달러를 벌었다”며 “우리를 속여 왔던 나라들로부터 많은 돈을 벌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가를 낮추기 위해 추가 관세 예외를 적용할 의향이 없느냐’는 질문엔 “이미 (커피, 바나나, 쇠고기에) 그렇게 했다”며 “(반대로) 어떤 것에는 관세를 인상할 것이다. 관세 때문에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돌아오고 있는 걸 알지 않느냐”고 답했다.

#고물가#지지율 하락#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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