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남아서 왕 하시지”…美 TV쇼 ‘금관 선물’ 풍자 봇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31일 13시 56분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천마총 출토 금관 모형이 미국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여러 유명 정치 토크쇼에서 금관 이슈를 다루는가 하면, 틱톡에서도 관련 풍자 영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소셜미디어 계정에 ‘왕이여 영원하라’는 문구와 함께 왕관을 쓴 자신의 이미지를 올리고, 영국 왕실에 대한 부러움을 여러 차례 드러내는 등 제왕적 이미지를 동경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런 가운데 신라 금관 관련 콘텐츠는 트럼프를 비판적으로 풍자하거나 희화화한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미국의 주요 정치 토크쇼들은 일제히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신라 금관 모형 선물을 주목했다.

CBS의 간판 심야 토크쇼 ‘레이트 쇼’를 진행하는 스티븐 콜버트가 머리에 왕관을 쓰는 시늉을 하고 있다.
CBS의 간판 심야 토크쇼 ‘레이트 쇼’를 진행하는 스티븐 콜버트가 머리에 왕관을 쓰는 시늉을 하고 있다.
CBS의 간판 심야 토크쇼 ‘레이트 쇼’를 진행하는 스티븐 콜버트는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금관 선물을 주는 영상을 보여주며 “한국 사람들이 아첨을 했다고는 않겠지만 그들은 트럼프에게 지금 그에게 없는 유일한 것, 커다란 금관을 주었다”고 전했다. 이어 “공식 점심에서는 케첩을 곁들인 미니 소고기 패티가 나왔는데, 그들은 말 그대로 트럼프 대통령을 ‘버거킹’으로 만든 것”이라고 말해 관객들의 폭소와 박수를 자아냈다.

ABC 방송의 대표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멜 라이브’를 진행하는 지미 키멜도 금관 선물을 주요 토크로 다뤘다. 키멜은 “그가 얼마나 조종하기 쉬운 사람인지 정말 부끄러울 지경”이라며 “마치 아이들에게 포켓몬 카드를 줘서 얌전히 있게 하는 거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골프백, 퍼터, 메달, 왕관 등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에서 받은 선물 목록을 나열하며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냥 그 자리에 남아서 한국의 왕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비꼬았다.

신라 금관 선물을 다루는 ‘데일리 쇼’의 데시 리딕.
신라 금관 선물을 다루는 ‘데일리 쇼’의 데시 리딕.
미국의 대표적 정치 풍자쇼로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인 ‘데일리 쇼’의 데시 리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왕관까지 준’ 한국에 따져묻는 연기를 하기도 했다. 리딕은 한국을 향해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왕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게 하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아느냐”며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왕관을 줘버리면 도움이 안 된다. 제발 그냥 다른 나라들처럼 돈이나 한 자루 줘라”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예스 킹’ 랠리였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미국인들이 즐겨 쓰는 틱톡에서도 인공지능(AI)으로 생성한 트럼프 대통령의 신라 금관 합성 영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을 쓴 채 멜라니아 여사와 무도회 장에서 춤을 추는 영상, 이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 머리에 금관을 씌워주자 온 몸에 전율이 이는 영상, 트럼프 대통령이 신라 금관을 황급히 머리에 쓰고 비행기에 올라 미국으로 떠나는 영상 등 신라 금관은 하나의 ‘밈(Meme)’이 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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