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집권 자민당 지지율 20%대로 뚝…“의회 해산 쉽지 않을 듯”

  • 뉴스1
  • 입력 2023년 7월 19일 1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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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콘크리트 지지층을 보유했던 일본 집권 자민당의 지지율이 3년 만에 20%대까지 떨어졌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문제와 마이넘버카드(주민등록증) 등을 둘러싼 혼란 속에 기시다 후미오 정권에 대한 불신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지난 15~1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자민당 지지율이 28%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자민당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진 건 2차 아베 정권 시절인 2020년 6월 이후 처음이다.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지난 5월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직후 50%를 넘어섰으나, 이번 아사히 조사에서는 37%를 기록했다. 기시다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대답한 이들의 비율도 50%에 이르렀다.

정권 출범 당시 ‘듣는 힘’을 강조하던 기시다 총리는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지방에서 대화 집회에 나섰으나 자민당 내에서는 그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세코 히로시게 자민당 참의원 간사장은 18일 기자회견에서 정당 지지율 하락에 대한 위기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국민들이 당에 엄중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고 해야 할 일에 제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민당 내에서는 “내각에 대한 불신이 정당 지지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잇따르는 마이넘버카드 등 정부에 대한 불신이 강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여성의 자민당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보다 9%포인트(p) 떨어진 24%를 기록했다. 참의원 중진은 이와 관련해 아사히에 “불충분한 저출산 대책에 여성들이 반응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기시다 정권은 저출산 대책에 힘을 쏟으려 하고 있지만, 국민들 사이에서 이해도가 높지 않다고 정부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자민당 내각료 경험자는 아사히에 “임시적인 대응이 이어지고 있어 어리석다”고 지적했다. 당내 주요 보직 유경험자도 기시다 정권에 현안에 성실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는 이미지가 붙어 버렸다고 토로했다.


◇위기감 느낀 기시다 초심 돌아가 ‘경청’…파벌 내에서도 비판

총리 본인에게도 화살이 쏠린다. 장남 쇼타로가 총리 관저에서 송년회를 열고 비서관직에서 경질당하는 ‘가족 스캔들’도 있었고, 지난해부터 통일교 유착 스캔들과 실언 등으로 문제를 일으킨 각료를 여러 차례 경질했다.

위기를 자각한 기시다 총리는 올 여름부터 원점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그는 지난달 정기국회 폐회 후 기자회견에서 “올 여름 정치인 기시다 후미오의 원점으로 돌아가 전국 방방곡곡의 현장에 방문해 여러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주력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아사히는 그가 이달 21일 도치기현을 방문하는 것을 시작으로 전국 행각을 시작해 각지에서 집회를 열 것으로 전망했다.

기시다 총리는 특히 저출산 대책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는 국민적 이해를 구하기 어려운 사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좀처럼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 힘든 정책”이라며 “대책이 세상에 확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여러 여론조사에서도 기시다 정권의 저출산 대책을 부정 평가하는 결과가 잇따랐다. 이런 상황에서 가을 임시국회에 맞춰 기시다 총리가 중의원 해산에 나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하지만 내각 지지율이 떨어져 반전의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아사히는 기시다파 내부에서도 “선거를 다시 치를 수 있을 리가 없다”는 비관론이 나온다고 전했다.

아베파의 한 간부는 “가을에 중의원 해산이 불가능하다면 그 앞의 전망도 불투명하다”며 “총리가 목표로 하는 내년 가을 당 총재 재선도 매끄럽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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