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이르면 다음주 러 방문, 푸틴과 회담… 양회 폐막연설선 “대만 문제 외부 간섭 반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로이터, ‘中-러 모스크바 회동’ 보도
習, 젤렌스키와 화상 회담 전망도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빠르면 다음 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 보도했다. 이날 폐막한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해 3연임을 확정하고 1인 지배 체제를 완성한 시 주석이 당초 4, 5월쯤 러시아를 방문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많았는데 이 일정이 앞당겨진 셈이다. 시 주석은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화상 회담할 예정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중국 외교부와 러시아 크렘린궁은 아직 관련 논평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 다만 푸틴 대통령은 앞서 10일 시 주석의 3연임을 축하하는 축전을 보내며 ‘친애하는 친구’라고 표현하는 등 끈끈함을 과시했다. 시 주석의 측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또한 지난달 21, 22일 모스크바를 찾아 시 주석의 방러 일정 등을 이미 논의한 상태다.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등 서방 주요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2012년 말 집권 이후 지금까지 총 8차례 러시아를 방문했다. 이번 방문이 성사되면 9회째다.

시 주석은 이날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폐막 연설에서 “(대만 문제에 대한) 외부 세력의 간섭과 대만의 독립 활동을 단호히 반대한다”며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 시도를 이어갈 뜻을 강조했다. 이어 “일국양제의 실천과 조국통일의 대업을 착실히 추진해야 한다”며 홍콩, 마카오에 대한 통제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민해방군을 국가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효과적으로 수호하는 ‘강철 만리장성’으로 만들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시 주석은 2021년 7월 중국공산당 100주년 기념사 때 “우리를 괴롭히는 외부 세력은 강철 만리장성에 부딪혀 머리가 깨지고 피가 날 것”이라며 이 표현을 처음 썼다.

시 주석은 또 “당이 강해져야 국가가 강해진다”며 중국공산당의 영향력 강화도 강조했다. 양회 기간 동안 첨단기술 관리 등 기존 국무원(행정부)의 주요 기능을 당으로 이관한 것에 이어 앞으로도 사회 전반을 당 중심으로 끌고 가겠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양회 기간 중국의 2인자가 된 리창(李强) 신임 총리는 이날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5% 안팎 성장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면서도 목표 달성을 위한 개혁개방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시진핑#푸틴#회담#양회 폐막연설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