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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합병선언 하루만에 요충지 탈환당한 러, 핵 사용 위협 고조

입력 2022-10-02 17:40업데이트 2022-10-0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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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군인 2명이 도네츠크주 리만의 도시 표지판에 국기를 꽂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 제공 동영상 캡처.
우크라이나가 동부 전선 핵심 요충지인 도네츠크주(州) 리만을 탈환했다. 리만은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핵심 병참기지로 활용해온 요충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네츠크 등 우크라이나 동부 4개 지역 합병 선언을 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주요 거점을 탈환한 것이다. 체면을 구긴 푸틴 대통령이 그동안 공언해온 핵무기 사용을 실행에 옮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러시아는 핀란드 인근 공군 기지에 전략 폭격기를 배치하는 등 무력시위에 나섰다.

● 우크라, 돈바스 요충지 전격 탈환

세르히 체르바티 우크라이나 동부군 대변인은 1일(현지 시간) “우리는 리만 시내에 진입하는데 성공했고, 러시아군을 포위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릴로 티모센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리만 중심부 의회 건물 밖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러시아 깃발을 집어던지고 도시 표지판에 우크라이나 국기를 붙이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군 고위 간부는 뉴욕타임즈(NYT)에 “리만은 러시아로부터 완전히 독립했으며 우크라이나가 온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 국방부 역시 “우크라이나군에 더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리만 지역 군대를 철수시켰다”며 퇴각을 인정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하르키우를 탈환한 데 이어 루한스크 진격을 위해 리만에서 러시아와 전투를 해왔다. 로이터는 “이번 리만 탈환은 지난달 하르키우 탈환에 이어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 몇 주간 돈바스 지역 내 우크라이나 국기가 늘어났다. 다음 주에는 더욱 많이 보이게 될 것”이라며 추가 진격을 예고했다. 세르히 게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2일 텔레그램을 통해 “리만의 독립은 루한스크 독립으로 가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했다.

● 미 “러, 핵 사용 시 결정적 대응할 것”

병합 선언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에 요충지를 내준 러시아는 수모를 만회하기 위해 핵무기 사용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NYT는 이날 “미국 당국자들은 푸틴이 수치스러운 패배에 직면해 빠르게 여러 단계를 거쳐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내부에서도 핵무기 사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친러시아 성향인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은 1일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군의 리만 철수를 비판하며 “저위력 핵무기 사용 등 과감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 최측근이자 ‘푸틴의 요리사’로 알려진 예브게니 프리고진도 카디로프의 발언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전략 폭격기를 핀란드 인근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 위성 정보 업체인 ISI가 핀란드 국경 근처 올레냐 공군기지에 러시아군의 TU-160과 TU-95 전략 폭격기가 배치된 것을 확인했다고 1일 보도했다.

미국은 러시아에 “핵무기 사용 시 결정적 대응을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미국과 동맹국들은 푸틴의 무모한 위협에 겁먹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와 자유를 수호할 수 있도록 군사 설비를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나토 영역의 모든 인치(inch)를 수호할 준비가 되어 있다. 푸틴은 내가 말하는 것을 잘못 이해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다음 날 CNN과 인터뷰에서 “(핵무기 사용) 결정을 내릴 사람은 단 한 사람(푸틴)”이라며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로 한 무책임한 결정을 내린 것처럼 또 다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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