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도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어…우크라의 예술을 통해 증명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6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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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파리에 발 묶였던 키이우 시립발레단, 해외투어 재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날인 올해 2월 23일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 이후 약 4개월 간 프랑스에 발이 묶였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시립발레단이 9월부터 해외 투어를 재개한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반 코즐로우 시립발레단 예술감독은 “그 어떤 것도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음을 이번 투어에서 증명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키이우 시립발레단은 9월 16일부터 미국 뉴욕, 시카고, 디트로이트 등 13개 도시를 돌며 ‘백조의 호수’ 등을 선보인다. 특히 10월에는 뉴욕 맨해튼 뉴욕시티센터에서 열리는 국제무용 축제 ‘폴포댄스’에 참가해 민속무용 ‘키이우의 사람들’, 현대무용 작품 등을 공연한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했던 브세볼로드 마에우스키가 수석 무용수로 나선다.

앞서 2월 키이우 시립발레단은 ‘호두까기인형’의 공연을 위해 파리를 찾았다. 하루 뒤 러시아가 조국을 침공하자 단원들은 반강제적으로 파리에 머물러야 했다. 파리 샤틀레극장을 임시 거처로 삼은 이들은 틈틈이 프랑스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자선 공연을 했다. 일부 무용수들은 러시아에 맞서 싸우겠다며 귀국 및 군 입대를 타진했지만 “전투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단원들은 조국에 남은 가족들과 통화하며 안부를 묻는 것을 최고의 낙으로 꼽고 있다. 코즐로우 감독은 “이들이 조국과 가족을 위해 버티고 있다. 미국에서 우크라이나의 예술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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