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이은택 동아일보 국제부 이은택 기자 공유하기 nabi@donga.com

2009년 입사해 편집부, 사회부, 정책사회부, 산업부, 오피니언팀, 정치부를 거쳐 현재 국제부에 있습니다. 우리가 먹고 사는, 살고 죽는 일과 닿아 있는 해외 소식들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되도록 쉬운 문장으로 진실되게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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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에 폭염, 숨막히는 지구촌전 세계가 고물가 고금리 저성장 등 글로벌 복합위기로 신음하는 가운데 폭염까지 지구촌을 덮쳤다. 그에 따른 에너지·식량난은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유럽은 예년보다 한 달 이상 빨리 찾아온 40도 무더위에 전력 수요가 급증했지만 일부 국가가 원전 가동에 차질이 생길 위기에 놓였다. 프랑스가 총 발전량의 약 70%를 원자력발전에 의존하는데 폭염으로 강물 수온이 올라 냉각수로 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 이미 원전 56개 중 27개가 유지 보수로 정지 상태인데 나머지 원전까지 가동이 어려워지면 전력 공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폭염 난민’도 늘고 있다. 19일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폭염이 강타한 미국 조지아주 메이컨 지역에서는 주민들이 구세군 회관으로 몰려들었다. 구세군 회관 측은 “전기료 부담 때문에 사람들이 에어컨이 있어도 켜지 않고 이곳에 온다. 작년까지 오지 않던 사람들도 올해는 찾아온다”고 전했다. 곡물 생산량도 줄어 안 그래도 폭등한 장바구니 물가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아이오와주, 일리노이주 등 일명 ‘옥수수 벨트’에 고온과 가뭄이 계속돼 수확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옥수수 선물 가격이 올 1월 13일 1부셸당 5.87달러(약 7600원)에서 이달 16일 7.88달러(약 1만210원)로 34% 뛰었다. 폭염이 지속되면 건설 현장이나 농촌 등 실외 근무 인력 수급에 제약이 생기는 등 노동생산성이 떨어져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폭염으로 인해 2050년까지 미국 내 건설 부문 생산성이 연간 3.5%(약 12억 달러)씩, 농업 부문 생산성은 3.7%(약 1억3070만 달러)씩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에서도 경북 지역에서 평년보다 20일가량 빠른 이달 20일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지는 등 이른 더위로 감자 배추 등 채소류 가격이 오르고 있다. 정부의 전력 공급예비율도 올 들어 가장 낮은 9.5%로 떨어지는 등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장마가 주춤한 25일 전국 낮 최고 기온은 26∼34도로 예보됐다. 강릉이 34도까지 오르는 등 일부 지역에서 다시 폭염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2022-06-25 03:00
美, 식량수확 줄고 소 폐사… 佛선 전기가격 일주일새 64% 폭등미국 켄터키주에서 옥수수 농장을 하는 조지프 시스크 씨는 23일(현지 시간) 회색 반점이 곳곳에 핀 옥수수 이파리를 만지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 얼룩진 이파리는 가뭄이 너무 오래 이어지고 있다는 경고”라고 했다. 그는 더운 공기로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제발 비가 오기를 간절히 빌고 있다”고 했다. 농장이 밀집한 이 지역의 올해 강수량은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켄터키주의 한 지역 매체는 “한 달간 이어지고 있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폭염’이 농부들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전했다. 폭염과 가뭄이 불러온 미국 농가의 위기는 글로벌 식량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악화로 이어질 조짐이다. 당장 미국 옥수수 선물가격은 올 1월 1부셸당 5.87달러에서 이달 16일 7.88달러로 34% 올랐다. ○ 곡물 수확 급감, 소들 폐사…식품 물가 올라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 밀 생산지인 캔자스주는 폭염과 가뭄 때문에 올해 밀 생산량이 예년보다 3분의 1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밀가루, 빵, 파스타 등 가공식품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캔자스주의 한 목장에서는 폭염에 스트레스를 받은 소 2000여 마리가 폐사해 약 400만 달러(약 52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중부 테네시주에서 목축업을 하는 브라이언 플라워스 씨는 소들이 폭염 스트레스로 우유가 적게 나온다며 “우유 매출이 이전보다 하루 400달러(약 52만 원) 정도 줄었다”고 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식량가격지수(Food Price Index·FFPI)는 곡물, 육류 등 55개 농식품의 가격 변화를 나타내는데 지난달 지수가 157.4까지 치솟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0년에 98.1이었던 이 지수는 지난해 공급망 위기가 더해지며 125.7로 올랐는데, 올해 글로벌 복합 위기까지 겹쳐 또다시 대폭 상승한 것이다. 옥수수는 섬유, 가구, 인조 고무, 화장품, 의약품 등 생필품의 원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식량 위기는 일반 공산품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 파리 시민들 에어컨 쐬러 ‘미술관 피신’유럽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감축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폭염까지 겹쳐 에너지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낮 기온이 37도를 넘어섰던 18일 시민들이 에어컨 바람을 쐬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등 실내 관광지로 피신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폭염은 1947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이른 시기에 시작됐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947∼1989년 사이 42년간 9번의 폭염이 발생했는데 1989∼2019년 사이 30년간에는 무려 32차례의 폭염이 있었다”며 “이제 파리는 에어컨 없이 도저히 살 수 없는 도시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냉방용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프랑스의 최근 전기 도매가격은 MWh(메가와트시)당 380유로(약 52만 원)를 넘어서며 일주일 새 64% 넘게 올랐다.○ 냉방기기 가동 여력 있느냐가 생사 좌우저소득층과 저개발국 국민들은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 21일 AFP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일부 지역은 최근 기온이 50도를 넘었다. 남부 바스라는 45도에 달했다. 이 지역 인구 상당수는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에어컨 없이 부채 등으로 버티고 있다. 전력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에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맞추기 위해 발전소를 무리하게 가동할 경우 정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폭염에 정전이 발생하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중서부 지역에선 극심한 가뭄으로 수력발전소의 수위가 낮아져 가동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중서부 지역 15개 주에서 전력망을 운영하는 업체인 MISO는 이 중 11개 주에서 정전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이달 초 밝혔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에서는 노숙인 수천 명이 40도가 넘는 더위를 길거리에서 견디고 있다. 지난해 이 지역의 폭염 사망자 339명 중 최소 130명이 노숙인이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공공의료·재난센터의 데이비드 아이젠먼 국장은 “더위 때문에 하루에 16명이 사망한 적도 있다”고 했다. 미국 NBC 뉴스는 “냉방기기를 살 수 있느냐, 또 가동할 돈이 있느냐는 이제 삶과 죽음을 가르는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2022-06-25 03:00
“수박 3만2000원” 폭염에 물가 ‘비상’…美선 식량수확 줄고 소 폐사한국도 이른 폭염에 노숙인 등 취약 계층과 서민들의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열사병 환자가 6월부터 폭증하는 것은 물론 폭염이 불러일으킨 물가상승이 서민 가계를 옥죄면서 ‘복합 위기’가 시작된 것이다. 올여름은 예년보다 더울 것으로 보여 정부와 지자체의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 폭염에 77% 늘어난 온열질환자노숙인 등에게 무료급식과 임시 거주공간을 제공하는 경기 안양시 ‘유쾌한공동체’에는 최근 주거지원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대부분 낮 최고기온 35도에 이르는 폭염을 견디다 못해 도움을 호소하는 이들이다. 이 단체는 이들을 위해 16일부터 온라인 모금을 시작했다. 무더위 쉼터 운영 등에 필요한 750만 원을 모으는 게 목표다. 하지만 24일까지 2만 원을 모았다. 윤유정 유쾌한공동체 사무국장은 “이대로 여름을 날 수 있을지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일찍 찾아온 폭염으로 건강에 ‘직격탄’을 맞는 건 취약계층과 서민들이다. 폭염경보에도 작업을 멈출 수 없는 실외 근로자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163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92명) 대비 77.2% 급증했다. 장마도 더위를 식히기 역부족이다. 기상청은 올해 ‘폭염, 폭우, 다시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을 예보했다. 20일 경북 경산시, 구미시, 의성군에는 올해 첫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지난해 대구시 등에 발효됐던 폭염경보(7월 11일)보다 20일이나 빠르다. 대구시는 이미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 등에게 3개월 동안 매일 얼음 생수 1병과 선풍기, 보양식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8월까지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기상청은 올 7, 8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50%, 비슷할 확률을 30%로 예보했다. 기상청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 바렌츠해의 빙하와 티베트고원의 눈이 녹아 발생한 고기압이 한반도의 여름 기온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뭄에 폭염까지 밥상 물가 ‘비상’가뭄에 폭염까지 겹치면서 밥상 물가도 비상등이 켜졌다. 채소류 가격은 줄줄이 급등세다. 한 대형마트에 따르면 24일 감자 가격은 100g당 590원으로 전년 동기(390원) 대비 51.3% 올랐다. 같은 기간 배추(1통)는 2480원에서 3890원으로, 깻잎(100g)은 1580원에서 219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일상적으로 먹는 채소와 과일 가격이 오르자 시민들은 강제 ‘긴축생활’을 하고 있다. 서울의 50대 주부 박모 씨는 “동네 과일가게에서 수박을 두드려 보다 한 통에 3만2000원 가격표를 보고서 그냥 나왔다”고 전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1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원유, 곡물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원-달러 환율 상승세 등이 겹치면서 이달 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식품과 생활용품을 기부 받아 결식아동과 홀몸노인 등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푸드뱅크도 물가 상승의 타격을 받았다. 최근 밀가루 값이 오르면서 라면 비축분이 바닥을 보이고 있다. 강훈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푸드뱅크사업단장은 “무더위가 지속되면 유통기한이 짧은 식품은 기부가 더 어려워진다”며 “운영난을 호소하는 지역조직이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美, 식량수확 줄고 소 폐사… 佛선 전기가격 일주일새 64% 폭등 [복합위기속 폭염 덮친 지구촌-해외] 미국 켄터키주에서 옥수수 농장을 하는 조지프 시스크 씨는 23일(현지 시간) 회색 반점이 곳곳에 핀 옥수수 이파리를 만지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 얼룩진 이파리는 가뭄이 너무 오래 이어지고 있다는 경고”라고 했다. 그는 더운 공기로 가득한 하늘을 올려다보며 “제발 비가 오기를 간절히 빌고 있다”고 했다. 농장이 밀집한 이 지역의 올해 강수량은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켄터키주의 한 지역 매체는 “한 달간 이어지고 있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폭염’이 농부들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고 전했다. 폭염과 가뭄이 불러온 미국 농가의 위기는 글로벌 식량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악화로 이어질 조짐이다. 당장 미국 옥수수 선물가격은 올 1월 1부셸당 5.87달러에서 이달 16일 7.88달러로 34% 올랐다. ○ 곡물 수확 급감, 소들 폐사…식품 물가 올라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미국의 대표적 밀 생산지인 캔자스주는 폭염과 가뭄 때문에 올해 밀 생산량이 예년보다 3분의 1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밀가루, 빵, 파스타 등 가공식품 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캔자스주의 한 목장에서는 폭염에 스트레스를 받은 소 2000여 마리가 폐사해 약 400만 달러(약 52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중부 테네시주에서 목축업을 하는 브라이언 플라워스 씨는 소들이 폭염 스트레스로 우유가 적게 나온다며 “우유 매출이 이전보다 하루 400달러(약 52만 원) 정도 줄었다”고 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식량가격지수(Food Price Index·FFPI)는 곡물, 육류 등 55개 농식품의 가격 변화를 나타내는데 지난달 지수가 157.4까지 치솟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0년에 98.1이었던 이 지수는 지난해 공급망 위기가 더해지며 125.7로 올랐는데, 올해 글로벌 복합 위기까지 겹쳐 또다시 대폭 상승한 것이다. 옥수수는 섬유, 가구, 인조 고무, 화장품, 의약품 등 생필품의 원료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식량 위기는 일반 공산품 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 파리 시민들 에어컨 쐬러 ‘미술관 피신’유럽은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감축으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폭염까지 겹쳐 에너지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낮 기온이 37도를 넘어섰던 18일 시민들이 에어컨 바람을 쐬기 위해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등 실내 관광지로 피신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프랑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폭염은 1947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이른 시기에 시작됐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1947∼1989년 사이 42년간 9번의 폭염이 발생했는데 1989∼2019년 사이 30년간에는 무려 32차례의 폭염이 있었다”며 “이제 파리는 에어컨 없이 도저히 살 수 없는 도시로 변하고 있다”고 했다. 냉방용 전력 수요가 급증하자 프랑스의 최근 전기 도매가격은 MWh(메가와트시)당 380유로(약 52만 원)를 넘어서며 일주일 새 64% 넘게 올랐다.○ 냉방기기 가동 여력 있느냐가 생사 좌우저소득층과 저개발국 국민들은 더 큰 고통을 받고 있다. 21일 AFP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일부 지역은 최근 기온이 50도를 넘었다. 남부 바스라는 45도에 달했다. 이 지역 인구 상당수는 집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에어컨 없이 부채 등으로 버티고 있다. 전력 인프라가 열악한 상황에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맞추기 위해 발전소를 무리하게 가동할 경우 정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폭염에 정전이 발생하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중서부 지역에선 극심한 가뭄으로 수력발전소의 수위가 낮아져 가동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중서부 지역 15개 주에서 전력망을 운영하는 업체인 MISO는 이 중 11개 주에서 정전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이달 초 밝혔다.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에서는 노숙인 수천 명이 40도가 넘는 더위를 길거리에서 견디고 있다. 지난해 이 지역의 폭염 사망자 339명 중 최소 130명이 노숙인이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공공의료·재난센터의 데이비드 아이젠먼 국장은 “더위 때문에 하루에 16명이 사망한 적도 있다”고 했다. 미국 NBC 뉴스는 “냉방기기를 살 수 있느냐, 또 가동할 돈이 있느냐는 이제 삶과 죽음을 가르는 문제가 됐다”고 전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2022-06-25 03:00
美시골마을 “아마존 ‘드론 배송’은 사생활 침해…격추하고 싶을 것”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첫 ‘드론(무인항공기) 배송’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미국 시골 마을에서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2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주민들은 “평화로운 농촌 마을이 사생활 침해를 받게 될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냈다. WP는 “일부 주민들은 날아오는 드론을 총으로 쏘고 싶어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록포드에 사는 마을 주민들은 이날 WP에 드론 배송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아마존은 배송 인건비 절감과 배송 시간 단축 등을 이유로 드론 배송을 도입할 예정이다. 전 아마존 직원은 “아마존 드론배송 팀이 날씨와 시골 마을의 지형, 고속도로 접근성, 기존 고객층을 고려해 록포드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지난주 아마존이 록포드를 대상으로 한 드론 배송 계획을 발표한 이후 마을 주민들은 놀란 심경을 전했다. 록포드의 시멘트 판매업자 팀 블래스톤 씨는 “그들(아마존)은 우리의 사생활을 침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의 드론에 카메라가 달려 있다는 것을 의식한 것. 블래스톤 씨는 과거 이웃이 날린 드론이 자신의 집으로 날아왔을 때 “격추 시키겠다”고 화냈던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아마존은 “드론은 비행 과정에서 불필요한 영상을 찍지 않는다”고 해명했지만 주민 사이에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마을의 다른 주민 그렉 바로니 씨는 “지금도 아마존 택배가 충분히 제시간에 도착하고 있다. 드론 배송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드론 배송이 확대되면 기존 배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곳은 평화로운 시골 마을이다. 드론이 집 주변 여기 저기를 날아다니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가축 사육 농가에서도 우려가 컴지고 있다. 말과 양을 기르는 네이든 코스터 씨는 “드론이 머리 위를 날아다니면 말을 놀라게 할 것이고 위협을 느낀 말들은 철조망, 울타리를 향해 돌진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과거에 상공을 떠 다니는 풍선을 위협으로 느낀 말들이 놀라서 갑자기 자살하는 장면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코스터 씨는 “드론이 이 지역에 해를 끼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2022-06-23 13:56
“바이든, 늙고 늙어보여… 美민주당 ‘재선 불가론’ 기류”미국에서 2024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 문제가 이슈로 커지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집권여당 민주당 내에서도 바이든이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22일(현지 시간) 전했다. 현재 80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다. 2024년에는 82세가 된다. 이날 더힐은 “바이든은 그의 나이에 대한 질문들을 피할 수 없다”고 전했다. 11월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이미 민주당의 패색이 짙은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끝나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군 혼란, 공급망 대란, 인플레이션(급격한 물가 상승) 등 악재가 겹치며 최근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도 지지율이 뒤처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더힐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그가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한다. 중간선거에서 여당의 패배 가능성이 커지며 불안해하고 있고 2년 뒤 대선에서는 당의 실존적 미래에 대한 의문이 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당 내에서는 벌써 ‘후보 교체론’이 퍼지면서 더 젊고 새로운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분출되고 있다.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바이든과 경쟁했던 앤드류 양은 “바이든의 나이는 많은 유권자들에게 문제가 될 것이다. 그는 이미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이달 실시된 하버드-해리스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2%가 “바이든은 대통령이 되기엔 나이가 너무 많다”고 답했다. 이런 우려가 나오는 것은 단순히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가 많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게 외신의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식 석상에서 잇달아 말실수를 하거나 전용기에 오를 때 계단에서 자꾸 넘어지는 등 건강에 이상신호를 보이기도 했다. 앞에 사람이 없는데 허공에 대고 악수를 한 적도 있었다. 대통령의 건강 문제가 직무 수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백악관 주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더힐은 전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바이든은 늙고 늙어 보인다. 백악관에 있기에 그리 멋진 모습은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바이든의 고령은 문제다. 그는 늙었고 모두가 그걸 알고 있지만 바이든을 불쾌하게 만들까봐 아무도 언급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백악관 관계자는 “대통령이 지금은 참으면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2년 뒤에도 그럴 수 있을지는 물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힐은 당내에서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 피트 부티지지 교통부 장관,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등이 바이든을 대신할 유력 대선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2022-06-23 13:47
中 국영 신생기업, ‘日 반도체 거물’ 영입…한국 D램에 도전장중국의 신생 반도체 스타트업 스웨이슈어테크놀로지가 ‘일본 반도체 거물’로 불리는 사카모토 유키오 전 엘피다 메모리 사장(75)을 영입했다고 23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스웨이슈어테크놀로지는 메모리 반도체인 D램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SCMP는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 강국인 한국과 미국에 대한 도전으로 일본 거물을 영입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SCMP에 따르면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선전시(深圳市)에 있는 스웨이슈어테크놀로지는 최근 유키오 전 사장을 ‘최고전략책임자’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3월 창업한 스웨이슈어테크놀로지는 중국 국영펀드 선전메이저산업투자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한 사실상 국영기업이다. 현재 등록된 자본금은 7억4700만 달러(약 9710억 원)다. 유키오 전 사장은 일본의 D램 제조업체 엘피다의 수장이었다. 1999년 설립된 엘피다는 과거 미국이 꽉 잡고 있던 세계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며 한때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07년과 2010년 두 차례 벌어진 일명 ‘반도체 치킨게임’에서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대만 TSMC 등에 밀려 자금 위기를 겪다가 2012년 파산했다. 이후 마이크론에 인수 합병됐다. 그 후 유키오 전 사장은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으로 불리는 칭화유니그룹 수석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이 회사는 지난해 파산했다. 유키오는 스웨이슈어테크놀로지가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것이 내 인생의 마지막 커리어가 될 것이다. 스웨이슈어가 전략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스웨이슈어테크놀로지의 최고경영자(CEO)는 대만 TSMC 공장 운영을 책임졌던 리우샤오치앙이라는 인물이다. 그는 3년 전 TSMC를 그만뒀다. 최근 중국은 대만의 반도체 전문 인력들을 공격적으로 영입 중이고 대만은 “중국으로 반도체 전문가를 빼돌리는데 협조하는 사람은 기소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선전시는 이달 초 “2025년까지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또 3년 내에 기존 반도체 부문의 가치를 두 배로 늘리겠다고 했다. 연간 매출 100억 위안(약 1조 9389억 원) 이상의 집적회로 설계회사를 최소 3곳 이상, 연간 매출 20억 위안(약 3878억 원) 규모의 반도체 제조업체를 최소 3곳 이상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2022-06-23 13:45
러 헬기, 나토 회원국 에스토니아 영공침범… 발트해 긴장 확산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에 대한 유럽의 제재로 촉발된 러시아와 유럽의 갈등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발트해 주변국들로 번지며 군사적 충돌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자국을 거쳐 러시아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로 가는 철도 화물에 이어 자동차 화물에까지 운송 제한 조치를 가했다.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와 함께 발트3국으로 불리는 에스토니아에서는 러시아 헬기가 영공을 무단 침범했다.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까지 위협하자 미국은 나토 집단 방위 규정을 거론하며 러시아에 경고장을 보냈다.○ 리투아니아 이어 에스토니아까지에스토니아 외교부는 21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러시아군 Mi-8 헬기가 18일 오후 에스토니아 영공을 허가 없이 2분간 비행했다. 용납할 수 없는 매우 심각하고 유감스러운 사건”이라고 밝혔다. Mi-8 헬기는 옛 소련이 개발한 중형 수송헬기로 승무원을 포함해 27명을 태울 수 있다. 에스토니아 외교부는 “러시아는 이웃나라 위협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한 대가가 크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비판하며 러시아 대사를 불러 항의했다. 1991년 옛 소련이 붕괴한 뒤 독립한 에스토니아는 2004년 나토에 가입했다. 영토 문제로 러시아와 갈등을 빚어 국민 사이에 반(反)러시아 감정이 높다. 1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에스토니아를 비롯한 옛 소련 국가들을 마치 속국처럼 지칭하자 에스토니아 정부가 러시아 대사를 초치해 공식 항의하기도 했다. 리투아니아는 이날 대러 제재 수위를 높였다. 러시아 본토에서 400km 떨어진 칼리닌그라드로 가는 석탄 금속 건설자재 시멘트 철강 사치품 등 유럽연합(EU) 제재 대상 화물의 자동차 운송을 제한한 것. 18일 철도 운송 제한에 이은 추가 조치다. 러시아는 ‘외딴 섬’처럼 떨어진 칼리닌그라드로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리투아니아 영토를 거쳐 가는 내용의 협정을 2003년 EU와 맺었지만 사실상 EU가 이를 막은 것이다. 화물 운송이 차단되면서 이날 칼리닌그라드에서는 생필품 사재기가 벌어졌다. 러시아는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며 전날에 이어 발끈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리투아니아에 화물 운송을 즉각 복원하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대응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이어 “긴장을 고조시키는 EU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도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불법적이고 전례 없는 조치”라면서 “며칠간 깊이 분석한 뒤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리투아니아 국민에게 매우 심각하고 부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위협했다.○ 美 집단 방위 거론, 러시아에 ‘경고’미국은 리투아니아 등 나토 회원국들의 조치를 옹호하며 러시아를 겨냥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리투아니아 등의 조치를 환영한다면서 “나토와 리투아니아를 지지한다. 특히 나토 조항 5조에 대한 우리 약속은 철통같다”고 말했다. 5조는 ‘나토 회원국이 공격받으면 나토 전체가 공동 대응한다’고 돼 있다. 미국은 올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현재까지 나토 비회원국인 우크라이나에 약 56억 달러(약 7조3000억 원) 규모의 군사적, 인도적 지원을 했다. 이런 후방 지원만으로도 ‘개전 보름 내에 우크라이나 정부를 전복한다’는 러시아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고 넉 달째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만약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과 군사적 충돌을 벌여 미국이 직접 개입하게 된다면 러시아가 감당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빌뉴스=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2022-06-23 03:00
저커버그, ‘사람 시력 1.0급’ VR 기기 공개미국 정보기술(IT) 기업 메타(옛 페이스북)가 시력 1.0인 사람이 실제 세상을 보는 것만큼 또렷한 해상도를 구현한 가상현실(VR) 기기 시제품들을 공개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현실과 가상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밀한 3차원(3D) 디스플레이가 등장하면 문화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IT 매체 ‘더 버지’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16일 언론 대상 화상 간담회에서 메타가 개발 중인 VR 기기들의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날 간담회의 주제는 ‘비주얼 튜링 테스트 통과하기’. 컴퓨터가 만든 이미지가 실제 사물의 이미지와 얼마나 비슷한지 평가하는 것이다. 저커버그 CEO는 “VR 기기가 현실과 똑같은 수준의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 수년이 더 걸릴 것”이라면서도 “메타가 가장 먼저 그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된 기기 중 가장 관심을 끈 것은 VR 헤드셋 ‘버터 스카치’였다. 버터 스카치는 좌우상하 시야각 1도마다 60개의 픽셀(화소)을 넣어 사실감을 높였다. 약 6m 거리에서 시력검사표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정도의 또렷함이다. 다양한 거리의 초점 렌즈를 탑재한 VR 글라스 ‘하프돔3’, 가볍고 얇게 휴대성을 높인 ‘홀로케이크 2’ 등도 함께 공개됐다. 메타는 VR 사업 부문에서 올 1분기(1∼3월) 4조 원에 가까운 손실을 보고 있지만 저커버그 CEO는 이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보고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완벽한 이미지를 구현할 메타버스(가상세계)가 몇 년 앞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2022-06-22 03:00
美 열돔 확산 “수천만명 덮칠것”… 佛 40도 폭염에 야외행사 금지최근 미국 전역에 폭염이 덮친 가운데 올여름 내내 대형 ‘열돔(heat dome)’이 형성돼 최소 수천만 명이 ‘가마솥더위’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네브래스카, 미주리, 캔자스주 등 미 중서부의 기온이 37도를 넘나들면서 캔자스주에서는 소 떼 2000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열돔 주변의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폭우, 토네이도 등이 잇따라 발생하는 등 기상 이변도 속출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인도, 프랑스, 스페인 등 세계 곳곳에서도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등 재앙에 가까운 이상 고온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美 인구 3분의 1 폭염 영향권18일 CNN에 따르면 미 기상당국은 현재 북부 오대호 주변 평원에 머물고 있는 거대한 열돔이 동쪽으로 이동 중이며 이로 인해 여러 지역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13일 미 국립기상청(NWS)은 오대호, 남부 멕시코만 연안,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주 일대에 폭염주의보를 내리고 주민 1750만 명에게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물라고 권고했다. 이틀 후인 15일에는 이들 지역을 포함해 미 인구의 3분의 1(1억2500만 명)이 폭염 영향권에 있다고 밝혔다. 16일 캔자스주 당국은 약 2000마리의 소가 고온으로 폐사했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는 소들이 뙤약볕을 견디지 못하고 하늘을 향해 네 다리를 뻗은 채 널브러져 있다. 이에 따라 21일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는 최고기온이 섭씨 37.7도, 22일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는 최고기온이 섭씨 37.8도에 달하는 등 미 곳곳의 기온이 40도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남서부 애리조나, 뉴멕시코, 콜로라도주 등에서는 가뭄과 화재경보 또한 잇따르고 있다. 반면 일리노이주, 인디애나주 등에서는 폭우와 토네이도가 몰아쳐 일부 지역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유럽-인도도 이상 고온에 신음 유럽 주요국 상황도 심상치 않다. 스페인은 이달 초 기온이 40도를 넘었다. 남부 일부 지역은 43도까지 올랐다. 수도 마드리드의 15일 최고기온 역시 40.5도를 기록했다. 영국 기상청은 일부 지역에 ‘열 건강 주의보’를 최고 4단계 중 3단계까지 발령했다. 프랑스도 17일 일부 지역에서 한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었다. 1947년 이후 연중 가장 이른 시기에 ‘40도 폭염’이 찾아온 사례다. 일부 시 당국은 시민들의 야외 활동을 금지하고 콘서트, 대규모 모임을 ‘폭염이 끝날 때까지’ 취소했다. 에어컨이 없는 곳에서는 실내 행사도 금지했다. 북극도 평년보다 3도가량 높은 기온이 관측됐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최근 인도 남부의 한낮 최고기온도 50도를 넘었다. 파키스탄의 지난달 일평균 최고기온은 45도였다. 전문가들은 화석연료 사용이 증가하면서 온난화와 열돔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영국 런던 임피리얼칼리지의 기후전문가 프리데리케 오토는 “온실가스 때문에 유럽에서만 폭염 빈도가 100배 이상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클레어 눌리스 세계기상기구(WMO) 대변인은 “기후변화의 결과로 폭염이 더 빨리 찾아오고 있다”고 했다.열돔(heat dome)지상 5∼7km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특정 지역에 반구 형태의 지붕을 만들며 뜨거운 공기를 가둬 폭염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2022-06-20 03:00
“조각난 시신 최대한 온전하게”…우크라 ‘죽음의 노동자들’ 또 다른 전쟁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르비우에 사는 장의사 안토니 씨는 요즘 밀려드는 시신들을 염습하느라 또 다른 ‘전쟁’을 치르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 전에는 한 달에 한 두 건이던 장례식이 이젠 매일같이 이어진다. 한 번에 시신 여러 구를 염습하는 날도 많다. 예전과 달리 젊은이들의 시신이 특히 많다고 한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죽음의 노동자들’이라고 불리는 우크라이나 장의사, 검시관, 방부처리사, 묘굴인(묘를 파는 사람) 등이 비극의 한복판에 놓여있다고 18일 전했다. 안토니 씨가 담당하는 시신 중에는 흙과 피투성이인 경우가 많다. 몸에 큰 상처가 있거나 폭격으로 몸이 조각조각 난 상태로 도착한 시신들도 있다. 그는 “최대한 몸의 조각들을 실로 꿰매 온전한 모습으로 유가족들에게 돌려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끝내 꿰매지 못한 채 조각들을 가방에 담아 가족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참담한 상황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번은 안토니 씨의 절친한 친구가 전장에서 숨져 시신으로 돌아온 적이 있었다. 안토니 씨는 “그때만큼은 나도 동료들도 도저히 일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안토니 씨의 동료들도 매일 같이 참상을 접하고 있다. 묘굴인 미하일로 씨는 매일 새벽부터 2m 가량 묘를 판 뒤 동료들과 잠깐 농담을 나눈다고 했다. 그는 “농담이라도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 같아 그렇게라도 몸부림치는 것”이라며 “의사부터 과학자까지 안 묻은 사람들이 없다”고 말했다. 안치소를 운영하는 보리스 리분 씨는 “시신을 수습하는 일은 매우 힘들지만 고인이 유가족과 제대로 이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울음을 참으며 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2022-06-19 20:38
“어떤 것도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어…우크라의 예술을 통해 증명할 것”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날인 올해 2월 23일 프랑스 파리에 도착해 이후 약 4개월 간 프랑스에 발이 묶였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시립발레단이 9월부터 해외 투어를 재개한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반 코즐로우 시립발레단 예술감독은 “그 어떤 것도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음을 이번 투어에서 증명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키이우 시립발레단은 9월 16일부터 미국 뉴욕, 시카고, 디트로이트 등 13개 도시를 돌며 ‘백조의 호수’ 등을 선보인다. 특히 10월에는 뉴욕 맨해튼 뉴욕시티센터에서 열리는 국제무용 축제 ‘폴포댄스’에 참가해 민속무용 ‘키이우의 사람들’, 현대무용 작품 등을 공연한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했던 브세볼로드 마에우스키가 수석 무용수로 나선다. 앞서 2월 키이우 시립발레단은 ‘호두까기인형’의 공연을 위해 파리를 찾았다. 하루 뒤 러시아가 조국을 침공하자 단원들은 반강제적으로 파리에 머물러야 했다. 파리 샤틀레극장을 임시 거처로 삼은 이들은 틈틈이 프랑스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자선 공연을 했다. 일부 무용수들은 러시아에 맞서 싸우겠다며 귀국 및 군 입대를 타진했지만 “전투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단원들은 조국에 남은 가족들과 통화하며 안부를 묻는 것을 최고의 낙으로 꼽고 있다. 코즐로우 감독은 “이들이 조국과 가족을 위해 버티고 있다. 미국에서 우크라이나의 예술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2022-06-16 16:22
“억지로 쥐어짜내… 기계가 된 느낌” 데뷔 9년 BTS, 눈물의 쉼표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9년 만에 단체 음악 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방탄소년단은 14일 저녁 자체 유튜브 채널 ‘방탄티비’에 올린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고충을 토로하며 이렇게 밝혔다. 리더 RM은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 것 같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니 성장할 시간이 없다. 언젠가부터 번안 기계가 되면 제 역할은 끝난 것”이라고 털어놨다. 슈가도 “가사 쓸 때 할 말이 안 나온다. 억지로 쥐어짜내고 있다. 너무 괴롭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한) 2013년부터 한 번도 재미가 없었다. 그때는 할 말은 있어도 스킬이 없었는데 지금은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진 역시 “기계가 되어버린 느낌”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멤버별로 활동하며 각자 시간을 갖기로 했다. RM은 “방탄소년단을 오래 하고 싶다. 그러려면 나 혼자로 돌아올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민도 “이제 정체성을 찾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슈가 역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면 우리끼리 할 얘기가 얼마나 많을까”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BTS의 그룹 활동 잠정 중단 선언은 팬들에게 엄청난 충격”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BTS의 팬들은 응원과 슬픔이 혼재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탈진해 멈춘 BTS… “생각할 틈도 성장할 시간도 없다” 지친 BTS, 9년만에 ‘쉼표’ “뭘 하고 어디로 가는지 모르겠다… 재밌었던 적도 없다” 무력감 호소병역-K팝 시스템도 활동중단 한몫평론가 “공장서 찍어내듯 음반활동”… 日전문가 “韓, 문화파워 기둥 흔들” 음악계는 방탄소년단(BTS)이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한 배경으로 병역 문제, 케이팝 시스템에서 누적된 피로감을 꼽고 있다. 멤버 진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멤버들이 잇따라 입대를 앞둔 상황이다. 단기간에 슈퍼 스타덤에 오르고 국내외 활동을 병행하며 주변 여건이 변하고 피로도 쌓일 대로 쌓였다. 멤버들의 나이도 이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 RM은 14일 유튜브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Dynamite’를 시작으로 ‘Butter’ ‘Permission to Dance’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우리가 어떤 팀인지 모르겠더라.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성장할 시간도 생각할 틈도 주지 않는다. 앞으로 무얼 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모르겠다”면서도 “쉬고 싶다고 하면 여러분이 미워하실까 봐 죄짓는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슈가도 “(곡 작업도) 재밌었던 적이 없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의식 있는 아이돌’을 지향한 방탄소년단 역시 기획사와 팬덤 사이에서 아이돌이 지닌 한계와 괴리를 체감했다. 상황은 역설적이었다. ‘Love Yourself(자신을 사랑하라)’ 등 메시지를 전하며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수시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켜며 쉼 없는 감정 노동을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지민은 “하고 싶은 말도 많은데 매사 솔직할 수가 없다. 그게 너무 힘들었고 지쳤다”고 말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진즉에 자기모순 속에 있었다. 세계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갖도록 격려하고 자율성과 독립성을 독려했는데 정작 본인들은 생산 공장에서 찍어내듯 음반 활동을 해온 것”이라며 “알을 깨고 나오려는 방탄소년단의 노력이 장기적으로는 자신들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체 선언은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새로운 행보를 ‘챕터2’로 정의했다. 제이홉은 “굉장히 건강한 플랜이라는 걸 인식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래야 팀이 더 단단해질 수 있고 방탄소년단의 챕터2로 가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그룹 이름이 아닌 멤버별 솔로나 유닛(소그룹) 곡은 방탄소년단 앨범에 담거나 믹스테이프(비정식 앨범)로 냈다. 정식 솔로 음반은 단 한 장도 안 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단 하나의 계정에 7명의 목소리를 돌아가며 담아 왔다. 멤버들은 데뷔 후 8년이나 지난 지난해 말에야 각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었다. ‘하나의 방탄’ 이미지는 이들이 국내외에서 충성도 높은 팬덤을 끄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챕터 2’는 ‘따로’가 우선인 ‘따로 또 같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멤버들은 자체 웹 예능 ‘달려라 방탄’은 함께 촬영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이홉을 필두로 멤버들이 차례로 정식 솔로 앨범을 내고 슈가는 가요 프로듀서로 활동 폭을 더 넓힐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은 오랜 합숙소 생활도 끝냈다. 지민은 “숙소 정리하러 온 김에 이런 얘기도 나누고, 이런 자리를 마련한 건데 뭔가 되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해외 언론은 BTS 활동 중단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활동 중단을 발표하는 영상에서 일부 BTS 멤버들이 울고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 문화전문 저널리스트 마쓰타니 소이치로(松谷創一郞)는 15일 칼럼에서 “한국은 소프트 파워의 기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2022-06-16 03:00
美스타들 “할리우드도 총격장면 묘사 줄일때”“감독과 작가, 제작자들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총격 장면을 묘사할 때 주의해야 한다. 이야기 흐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총이 등장하는 장면 대신 다른 장면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에서 헐크 역을 맡은 유명 배우 마크 러펄로 등 미국 영화·방송계 스타 200여 명이 “할리우드도 총기 안전 문제에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라며 미국 내 총기 범죄를 막는 데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총격 장면이 관객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영화계도 책임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에선 대규모 총격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영화계 인사들은 ‘쇼 유어 세이프티(Show Your Safety·당신의 안전의식을 보여 달라)’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에서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총을 안전하게 다루고 특히 어린이 손에 닿지 않도록 총을 보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무모한 총기 사용의 결과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총이나 총격 장면을 넣어야 할 땐 사전 회의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어린이 청소년들의 사망 원인 중 상당 부분이 총기 사건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어린이와 총이 동시에 등장하는 장면은 제작을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서한에는 영화 ‘미션 임파서블 3’를 연출한 J J 에이브럼스, 영화 ‘돈룩업’을 연출한 애덤 매케이, 코미디 배우 에이미 슈머, 인기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멀, 인기 의학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를 제작한 숀다 라임스 등이 동참했다. 이들은 “미국에서 올 들어 250건이 넘는 총기 난사가 벌어졌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비극”이라고 했다. 5월 14일 뉴욕주 버펄로 총격에서는 10명이 숨졌고 3명이 다쳤다. 같은 달 24일 텍사스주 유밸디의 롭 초교에서는 21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이에 대해 서한에 동참한 미 영화·방송인들은 “전 세계 TV 프로와 영화에서 총격 장면이 등장하지만 유독 미국에서만 총격 범죄가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며 “생명을 잃는 것보다 권력을 잃는 것을 더 두려워하는 정치인들이 총기 소지를 지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2022-06-16 03:00
“억지로 쥐어짜” “기계된 느낌”… BTS, 그룹 활동 ‘잠시 멈춤’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9년 만에 단체 음악활동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방탄소년단은 14일 저녁 자체 유튜브 채널 ‘방탄티비’에 올린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고충을 토로하며 이렇게 밝혔다. 리더 RM은 “아이돌 시스템 자체가 사람을 숙성하게 놔두지 않는 것 같다.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뭔가를 찍어야 하니 성장할 시간이 없다. 언젠가부터 번안 기계가 되면 제 역할은 끝난 것”이라며 털어놨다. 슈가도 “가사 쓸 때 할 말이 안 나온다. 억지로 쥐어짜내고 있다. 너무 괴롭다”고 말했다. 이어 “(데뷔한) 2013년부터 한 번도 재미가 없었다. 그 때는 할말은 있어도 스킬이 없었는데 지금은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진 역시 “기계가 되어버린 느낌”이라고 털어놓았다. 이들은 멤버별로 활동하며 각자 시간을 갖기로 했다. RM은 “방탄소년단을 오래하고 싶다. 그러려면 나 혼자로 돌아올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민도 “이제 정체성을 찾아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슈가 역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면 우리끼리 할 얘기가 얼마나 많을까”라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BTS의 그룹 활동 잠정 중단 선언은 팬들에게 엄청난 충격”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BTS의 팬들은 응원과 슬픔이 혼재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생각할 틈 주지 않는다”…역설적 상황에 지친 BTS음악계는 방탄소년단이 그룹 활동을 잠정 중단하기로 한 배경으로 병역 문제, 케이팝 시스템에서 누적된 피로감을 꼽고 있다. 멤버 진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멤버들이 잇따라 입대를 앞둔 상황이다. 단기간에 슈퍼 스타덤에 오르고 국내외 활동을 병행하며 주변 여건이 변하고 피로도 쌓일 대로 쌓였다. 멤버들의 나이도 이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다. RM은 14일 유튜브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Dynamite’를 시작으로 ‘Butter’ ‘Permission to Dance’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우리가 어떤 팀인지 모르겠더라.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앞으로 무얼 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모르겠다”면서도 “쉬고 싶다고 하면 여러분이 미워하실까봐 죄짓는 것 같았다”고 털어놓았다. 슈가도 “(곡 작업도) 재밌었던 적이 없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의식 있는 아이돌’을 지향한 방탄소년단 역시 기획사와 팬덤 사이에서 아이돌이 지닌 한계와 괴리를 체감했다. 상황은 역설적이었다. ‘Love Yourself(자신을 사랑하라)’ 등 메시지를 전하며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수시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켜며 쉼 없는 감정 노동을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지민은 “하고 싶은 말도 많은데 매사 솔직할 수가 없다. 그게 너무 힘들었고 지쳤다”고 말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진즉에 자기모순 속에 있었다. 세계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갖도록 격려하고 자율성과 독립성을 독려했는데 정작 본인들은 생산 공장에서 찍어내듯 음반활동을 해온 것”이라며 “알을 깨고 나오려는 방탄소년단의 노력이 장기적으로는 자신들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체 선언은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새로운 행보를 ‘챕터2’로 정의했다. 제이홉은 “굉장히 건강한 플랜이라는 걸 인식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래야 팀이 더 단단해질 수 있고 방탄소년단의 챕터2로 가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그룹 이름이 아닌 멤버별 솔로나 유닛(소그룹) 곡은 방탄소년단 앨범에 담거나 믹스테이프(비정식 앨범)로 냈다. 정식 솔로 음반은 단 한 장도 안 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단 하나의 계정에 7명의 목소리를 돌아가며 담아왔다. 멤버들은 데뷔 후 8년이나 지난 지난해 말에야 각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열었다. ‘하나의 방탄’ 이미지는 이들이 국내외에서 충성도 높은 팬덤을 끄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그러나 ‘챕터 2’는 ‘따로’가 우선인 ‘따로 또 같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멤버들은 자체 웹 예능 ‘달려라 방탄’은 함께 촬영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이홉을 필두로 멤버들이 차례로 정식 솔로 앨범을 내고 슈가는 가요 프로듀서로 활동 폭을 더 넓힐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은 오랜 합숙소 생활도 끝냈다. 지민은 “숙소 정리하러 온 김에 이런 얘기도 나누고, 이런 자리를 마련한 건데 뭔가 되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해외 언론은 BTS 활동 중단을 일제히 주요 뉴스로 보도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활동 중단을 발표하는 영상에서 일부 BTS 멤버들이 울고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 문화전문 저널리스트 마츠타니 소이치로(松谷創一郞)는 15일 칼럼에서 “한국은 소프트 파워의 기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2022-06-15 21:51
음악-외모-안무 모두 완벽해야…BTS도 못 비켜간 K팝 아이돌의 강박방탄소년단의 단체 음악활동 중단 선언이 케이팝 시스템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국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학교 3부작’ ‘화양연화’ 시리즈 등으로 청춘의 고뇌와 방황을 가사에 담아온 방탄소년단은 소속사 하이브의 상장(2020년)과 회사 규모 확장에 즈음해 미국 진출이 맞물리면서 최고의 성과를 내야 했다. 늘 앨범 단위와 한국어 가사로 서사적 음악을 전개해온 이들이 펜을 놓고 영국인 작사·작곡가가 만들어준 영어 디지털 싱글 ‘Dynamite’로 미국 본토를 공략했다. 빌보드 싱글차트 1위로 큰 화제가 됐지만 이후 ‘Butter’ 등 비슷한 댄스곡을 차례로 내면서 초심을 잃었고 방탄소년단의 기존 세계관과 맥락에 맞지 않는 곡들만 내놓는다는 비판을 평단에서 받기도 했다. 음악은 물론 외모, 안무, 비디오, 팬서비스 모두 완벽해야 한다는 케이팝 아이돌의 강박은 세계적 그룹 방탄소년단도 비켜가지 못했다. 케이팝 시스템 안에서 개인은 10대 시절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피나는 노래, 안무, 연습 과정을 거친다. 데뷔 후에도 기획사의 지시와 팬덤의 요구 사이에서 방송, 공연, 행사는 물론이고 사인회, 악수회 등 육체적·감정적 노동이 많다. 최근에는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팬들과 소통해야 한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소속사나 케이팝 시스템 전체를 겨냥한 작심 비판이라기보다는 팬들을 향해 ‘미안하다, 지쳤다’고 하는 고충 토로에 가까워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케이팝 시스템 내의 모든 사람이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를 대표 아이돌이 공개된 자리에서 한 솔직함은 결과적으로 작심 비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일본 문화전문 저널리스트 마츠타니 소이치로(松谷創一郞)는 15일 칼럼에서 “활동 중단의 배경에는 병역이라는 큰 장애물이 있다. 이번 사건으로 한국은 소프트 파워의 기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처음에 힙합 그룹으로 데뷔했던 BTS가 최근 들어 원래 성향에서 일탈한 노래들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그룹 내부적으로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 이번 일을 계기로 기획사의 관리가 아닌 아티스트의 자율적 활동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김학선 평론가는 “케이팝 시대 이전의 스타로 분류되는 서태지와 아이들은 스스로 고용되기보다 성향에 맞는 사람을 고용함으로써 음악의 자유, 활동의 자유, 쉼의 자유를 얻고 주체적으로 활동했다. 이번 사태가 국위선양을 이유로 묻어둔 케이팝 시스템의 그늘을 돌아볼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2022-06-15 17:47
美의회 “中에 첨단산업 투자, 정부 승인 받아야”…초당적 법안 추진미국 의회가 중국을 겨냥해 적대국의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투자할 때 반드시 행정부의 승인을 받거나 국가 안보를 이유로 아예 투자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차이나 머니’를 동원해 전 세계 첨단 반도체 장비를 쓸어 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4시간 반 동안 전격 회동해 미중 정상회담 준비를 논의했다. 양측은 북한과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렸다. ○ 美 의회, 中에 반도체 투자 금지 추진WSJ에 따르면 미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은 초당적으로 미 기업 및 투자자가 중국 등 ‘우려 국가(country of concern)’의 특정 분야에 투자할 때 연방정부의 심사를 받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정 분야에는 반도체, 대용량 배터리, 제약, 희토류, 바이오공학,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로봇 등이 망라됐다. 중국이 미 자본을 통해 첨단 산업을 발전시키는 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뚜렷하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역대 최고 수준의 규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경제단체 ‘미중 비즈니스위원회’는 즉각 “미 250년 역사상 전례가 없는 법”이라며 해당 법안이 미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빠르면 다음 달 중 의회에서 표결이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의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반도체 제조장비 주문을 2020년보다 58% 늘려 2020, 2021년 2년 연속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시장이 됐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대비해 자국 기업에 더 많은 반도체 장비를 사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중국 기업이 장비가 단 1개만 필요해도 최소 3, 4개를 주문하고 다른 나라 기업보다 더 비싼 값을 지불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ASML은 최근 5년간 중국 매출이 3배 늘자 올해 중국 현지 직원을 200명 이상 더 고용했다. 미 반도체 업체 KLA 역시 같은 기간 중국 매출이 4배 늘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반도체 생산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설리번-양제츠, 대만 두고 충돌이날 설리번 보좌관과 양 주임은 특히 대만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다. 바이든 행정부의 당국자는 “설리번 보좌관이 대만 해협에서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또 북한의 핵실험 징후가 포착됐음에도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반면 양 주임은 “미국이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제압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맞섰다. 특히 그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수차례 약속한 ‘4불 1무(四不一無)’를 지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중국과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의 체제 변화를 꾀하지 않으며 △반중 동맹 강화 등을 추진하지 않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할 의사가 없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2022-06-15 03:00
“아프간 탈출 전직 고위층들, 해외서 호화생활”[사람, 세계]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하기 직전인 지난해 8월 15일 아슈라프 가니 당시 대통령이 전용 헬기에 돈 가방을 싣고 도망칠 때 그의 옆에는 국가안보보좌관 함둘라 모히브(39)가 타고 있었다. 이후 10개월 동안 수많은 아프간 국민이 피란을 떠났고 고국에 남은 이들은 탈레반의 폭정에 고통받고 있지만 모히브는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의 고급 주택에서 가족과 살고 있다. 방이 4칸인 그의 집 정원에는 야자수가 멋들어지게 늘어서 있다. 32세 때 미국 주재 아프간 대사를 지냈던 모히브는 미국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 왔고 부인 역시 미국인이다. 그는 카불 함락 직전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 있는 5성급 호텔 샹그릴라에 가족을 대피시켰고 이후 함께 미국으로 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프간을 탈출한 일부 정치인과 고위 인사가 해외에서 호화 생활을 누리고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가니 전 대통령의 측근 겸 재무장관이던 에클리 하키미는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부동산 10여 채를 보유하고 있다. 그의 자택에는 침실 5개와 수영장이 딸려 있다. 압둘 라시드 도스툼 전 부통령은 터키 수도 앙카라의 고급 저택에, 무스타파 무스투르 전 경제장관은 UAE 두바이의 고급 콘도에 산다. 또 다른 재무장관 출신인 할리드 파옌다(41)는 미 수도 워싱턴 인근에 부동산 2개를 소유한 것이 확인됐다. 그가 최근 100만 달러(약 12억8000만 원)가 넘는 부동산을 사들이면서 전액 현금으로 지급했다는 설도 제기됐다. 그가 미국에서 생계유지를 위해 우버 운전사로 일한다는 사연이 미 언론을 통해 알려졌는데 실제로는 재력가였다는 비판이 나온다. 논란이 고조되자 파옌다는 트위터로 “집을 사면서 45만 달러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 내 재산은 100만 달러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모히브 또한 최근 UAE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내 명의로 된 재산은 없다. 모두 아내나 가족 소유”라고 주장했다. WSJ는 해외의 수많은 아프간 피란민이 생활고와 가난에 시달리고 있는 반면 전직 고위층들의 삶은 매우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2022-06-15 03:00
美 “中에 반도체 투자하려면 정부 승인 받아야”…초당적 법안 추진미국 의회가 중국을 겨냥해 적대국의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투자할 때 반드시 행정부의 승인을 받거나 국가 안보를 이유로 아예 투자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차이나 머니’를 동원해 전세계 첨단 반도체 장비를 쓸어 담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외교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4시간 반 동안 전격 회동해 미중 정상회담 준비를 논의했다. 양측은 북한과 대만 문제룰 둘러싸고 평행선을 달렸다. ● 美 의회, 中에 반도체 투자 금지 추진WSJ에 따르면 미 집권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은 초당적으로 미 기업 및 투자자가 중국 등 ‘우려 국가(country of concern)’의 특정 분야에 투자할 때 연방정부의 심사를 받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특정 분야에는 반도체, 대용량 배터리, 제약, 희토류, 바이오공학,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초음속 로봇 등이 망라됐다. 중국이 미 자본을 통해 첨단산업을 발전시키는 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도가 뚜렷하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역대 최고 수준의 규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경제단체 ‘미중 비즈니스위원회’는 즉각 “미 250년 역사상 전례가 없는 법”이라며 해당 법안이 미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빠르면 다음달 중 의회에서 표결이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의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지난해 세계 시장에서 반도체 제조장비 주문을 2020년보다 58% 늘려 2020, 2021년 2년 연속 세계 최대 반도체장비 시장이 됐다.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대비해 자국 기업에 더 많은 반도체 장비를 사도록 독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중국 기업이 장비가 단 1개만 필요해도 최소 3, 4개를 주문하고 다른 나라 기업보다 더 비싼 값을 지불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네덜란드 반도체기업 ASML은 최근 5년 간 중국 매출이 3배 늘자 올해 중국 현지 직원을 200명 이상 더 고용했다. 미 반도체업체 KLA 역시 같은 기간 중국 매출이 4배 늘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반도체 생산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설리번-양제츠, 대만 두고 충돌이날 설리번 보좌관과 양 주임은 특히 대만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다. 바이든 행정부의 당국자는 “설리번 보좌관이 대만 해협에서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또 북한의 핵실험 징후가 포착됐음에도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우려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반면 양 주임은 “미국이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제압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맞섰다. 특히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수차례 약속한 ‘4불 1무(四不一無)’를 지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중국과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의 체제 변화를 꾀하지 않으며 △반중 동맹 강화 등을 추진하지 않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할 의사가 없다고 약속했다는 것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2022-06-14 21:07
고유가 시달리는 바이든, 사우디에 관계개선 손짓물가 폭등으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사우디 반(反)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을 사우디에 전했다고 미국 CNN이 10일 보도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회복을 위한 고유가 문제 해결을 이유로 인권 문제에 눈감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에서는 다음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며 후보 교체론도 제기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최근 미국은 사우디에 양국 관계를 ‘재설정(reset)’할 준비가 됐다는 뜻을 전달했다. 한 미국 고위 관료는 “양쪽 모두 중동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이를 넘어서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였던 카슈끄지는 사우디 왕실의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비판했다가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총영사관에서 살해당했다. 미국은 암살 배후로 사우디 왕실을 지목하며 비판했고 이후 양국은 껄끄러운 관계를 이어왔다. 사우디는 미국의 이번 메시지를 ‘더 이상 암살 사건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고 이런 입장을 미국에 전달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사우디가 주도하는 산유국 협의체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최근 원유 증산을 결정한 것도 미국의 이런 태도 변화에 대한 일종의 ‘화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슈끄지 암살 사건 이전만 해도 사우디는 중동의 대표적인 ‘친미(親美)’ 국가로 미국의 핵심 경제안보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 10일 사상 처음으로 1갤런(약 3.79L)당 5달러(약 6400원)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미국 휘발유 값을 잡으려면 국제유가 안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말 사우디를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방문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024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를 찾아야 한다는 견해가 민주당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11일 전했다. 그가 80세 고령이라는 점과 잦은 말실수 등도 이유로 꼽혔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위원인 스티브 시메오니디스는 NYT에 “바이든은 중간선거에서 패배하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신 내세울 대선 후보로는 상원의원인 에이미 클로버샤(미네소타),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코리 부커(뉴저지) 등과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2022-06-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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