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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국제

공동성명에 첫 ‘中인권 겨냥 문구’… 왕이 “패거리로 中포위”

입력 2022-05-23 03:00업데이트 2022-05-2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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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한미 정상회담이후 한중 관계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2022.5.21.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발표한 공동선언문에 중국이 내정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해 온 인권 문제가 처음 등장했다. 두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권 상황에 관한 상호 우려를 공유하면서 전 세계에서 인권과 법치를 증진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중국을 적시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신장위구르, 티베트에서 이뤄지고 있는 중국의 소수민족 탄압,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강행 이후 악화한 홍콩의 인권 상황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시절 한미 정상 공동성명에 없었던 내용이다.

한미 정상이 중국을 사실상 배제하는 첨단기술 공급망 협력에 합의한 데 이어 인권 문제가 새로 포함되고 대만 및 남중국해 문제도 지난해에 이어 다시 언급한 다음 날 중국이 반발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겨냥해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을 미국 패권의 앞잡이로 만들려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당장 가시적인 보복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보지 않으면서도 ‘핵심 이익을 건드리지 말라’ ‘중국의 거대한 시장을 포기할 것이냐’고 중국이 압박해 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사안보뿐 아니라 경제, 첨단기술, 공급망 협력을 망라하는 한미 동맹의 새 원칙을 중국에 설득하면서 한중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최대 외교 과제로 떠올랐다.
○ “대만, 인도태평양 안보 핵심 요소” 처음 포함
이번 공동선언문에서 양국 정상은 “인도태평양의 안보 및 번영의 핵심 요소로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 및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한미 성명에는 대만해협의 평화 유지 대목에 대만을 “인도태평양의 안보 및 번영의 핵심 요소”라고 규정한 부분이 없었다. 대만 문제에서 중국을 압박하려는 미국에 윤석열 정부가 협력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나 미국이 인정하지 않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도 항행과 비행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난해 대만 문제가 한미 성명에 포함된 뒤 중국은 “불장난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 中매체 “보복 없을 거란 건 韓 희망사항”
왕 부장은 22일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패거리를 이뤄 소그룹을 만드는 데 열중하고 있다. 목적은 중국을 포위하려는 시도”라고 반발했다. 그는 “특히 위험한 것은 미국이 대만과 남중국해 카드로 도발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혼란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본질적으로 분열을 꾀하고 평화를 파괴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은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한국이 중국과의 기존 질서를 망가뜨리고 방향을 틀면 양국과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이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차저왕(觀察者網)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중국이 보복하거나 오해할 여지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데 대해 “보복이 없을 것이라는 점은 한국의 희망사항일 뿐 중국은 매우 격앙돼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청년보는 “한국이 공급망, 안보, 무역, 기술에서 미국의 파트너로서 중국을 고립시키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했다. 선전위성TV는 “일본처럼 미국에 경도돼 외교의 틀을 바꾸면 한국이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한국에 당장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낮지만 관계 악화를 예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부 교수는 “미국도 자국 이익을 지키기 위해 중국에 견제와 협력을 병행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정부가 한국만의 확실한 원칙을 갖고 중국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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