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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韓美 모든 길 같이 가는 가치동맹… 국익·실용 뒷받침이 과제

입력 2022-05-23 00:00업데이트 2022-05-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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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소인수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어제 오산 미 공군기지의 한국항공우주작전본부(KAOC)를 함께 방문하는 일정을 끝으로 2박 3일 동행을 마무리했다. 두 정상은 북핵 대응과 경제·기술안보, 글로벌 현안에 이르기까지 한미관계를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에 기반을 둔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격상시키기로 했다. 두 정상은 오늘 일본에서 첫발을 떼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정상회의에서 화상으로 다시 마주한다.

한미 두 정상은 이번 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을 한반도라는 지리적 영역에서 전 세계로 확장하고 군사는 물론 경제·기술안보, 글로벌 현안까지 아우르는 중심축으로 발전시키기로 했다. 북핵 해결 같은 한반도 현안에 매몰돼 있던 문재인 정부, 국제사회 리더십을 포기했던 도널드 트럼프 정부 시절과 결별하고 한미동맹을 확고히 재정립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특히 두 정상은 그 핵심을 자유민주주의, 인권 같은 보편적 가치에서 찾았다. 취임사에서 ‘자유’를 수십 차례 외친 윤 대통령이고, 권위주의 독재국가에 맞선 민주국가의 연대를 주창해온 바이든 대통령이다. 같은 생각을 가진 두 사람은 모든 면에서 죽이 잘 맞았다. 첨단기술 동맹에 대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활기찬 민주주의야말로 세계 혁신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고, 윤 대통령은 “첨단산업은 자유민주주의 시스템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화답했다.

양국 공동성명 곳곳엔 이런 가치에 기초한 실천 어젠다가 들어갔다. 한국은 디지털 권위주의에 맞선 ‘인터넷의 미래 선언’에 동참하기로 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해 온 민주주의정상회의를 한국에 유치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모두 문재인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불참하거나 소극적이었던 이슈들이다. 어정쩡한 균형을 내세우던 한국 외교가 자유진영의 핵심 축으로 좌표 이동을 분명히 한 셈이다.

물론 군사안보 공약도 한층 견고해졌다. 이번 회담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와 핵실험 준비까지 마친 상황에서 이뤄졌다. 한미 정상이 연합지휘벙커로 들어가는 별도의 ‘플랜 B’까지 마련됐다. 이런 한반도 정세를 반영해 공동성명은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과 연합훈련 확대, 전략자산 적시 전개 등 실질적 조치를 명시했다.

동맹의 기반은 공동의 가치와 상호 공유된 이익에 있다. 가치동맹과 이익동맹은 동전의 양면이다. 아울러 동맹은 공동의 위협에 함께 맞서겠다는 약속이다. 새로 구축된 경제안보대화 등 한미 채널을 내실화해 공급망 교란 위기에 긴밀히 대처하는 한편 IPEF 논의에 적극 참여해 포용적 지역질서 구축에도 앞장섬으로써 국익과 실용의 외교력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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