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더러운 中철강 제한”… 관세분쟁 끝낸 EU와 공동전선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1-11-02 03:00수정 2021-11-02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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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와 3년여 걸친 무역갈등 봉합… 탄소 다량배출 中제품 배제 선언
韓등 참여 공급망 회의서도 中겨냥
“강제노동 없어도 지속 가능하게… 원소스 탈피 공급망 다변화 필요”
시진핑 “다자무역체제 유지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글로벌 공급망 정상회의와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담에서 잇따라 중국을 겨냥한 발언을 내놨다. 팬데믹 여파로 인한 물류대란과 전략물품의 공급 부족 문제에 대응하며 동맹,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다지는 자리이지만 곳곳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강한 견제가 드러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EU와의 정상회담을 통해 철강, 알루미늄 관세 분쟁을 끝내는 내용에 합의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국 같은 국가의 더러운 철강(dirty steel)이 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시장에 철강을 덤핑해 우리 노동자들에게 타격을 안기고 우리 산업과 환경에 해를 준 국가들에 맞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유럽을 비롯한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뒤 EU가 강하게 반발해 보복관세로 맞대응하면서 무역 분쟁을 이어왔다. 이날 합의는 EU와 3년 넘게 지속됐던 관세 분쟁을 마무리하면서 중국산 철강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공동 전선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탄소배출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의 수입을 허용하는 협상을 2024년까지 EU와 진행하기로 했다. 생산 과정에서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중국산 철강에 ‘더럽다’는 원색적 표현을 쓰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배제시키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에 앞서 한국을 비롯한 EU, 캐나다, 인도, 호주 등 14개국 정상들을 모아 직접 주재한 글로벌 공급망 정상회의에서도 사실상 중국을 겨냥했다. 그는 “실패할 수 있는 하나의 소스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의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한다”며 “정부와 민간이 (물자) 부족 현상을 더 잘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랜섬웨어 같은 사이버 범죄 공격을 포함한 위협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 공급망이 강제 노동과 아동 노동으로부터 자유롭고, 노동자의 존엄성과 목소리를 지원하며, 우리의 기후 목표에 부합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지속가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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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발언에서 중국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사이버 범죄, 강제노동 등은 미국이 중국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공격해온 사안이다. 중국을 제외한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을 한자리에 모아 글로벌 공급망 문제를 놓고 직접 회의를 주재한 것도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중심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행보로 볼 수 있다.

이날 회의를 의식한 듯 지난달 30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G20 정상회의에 영상으로 참석해 “인위적으로 소그룹을 만들거나 이념으로 선을 긋는 것은 간격을 만들고 장애를 늘릴 뿐이며 과학기술 혁신에 백해무익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무역체제를 유지하고 개방형 세계 경제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동맹국을 중심으로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상품과 원료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 비축물자를 방출할 권한을 국방부에 위임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군이 비축해 놓은 광물 자원 등을 풀어 산업계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바이든#관세분쟁#공동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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