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사태가 확대되면서 한미가 주한미군 무기 차출에 대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5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 지대공 유도 미사일인 패트리엇(PAC-3)포대에서 주한미군 장병들이 중장비를 동원해 작업하고 있다. 평택=뉴시스
미국과 이란 전쟁의 확전 우려 속에 주한미군이 일부 전력의 해외 차출을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포착됐다. 정부는 주한미군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일부 전력을 중동으로 수송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5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주한미군은 경기 평택 오산기지에 국내 다른 미군기지에 있던 미사일 요격 방공시스템인 패트리엇 발사대 및 미사일 등을 이동시켰다. 오산기지에는 기존에 배치됐던 패트리엇 포대와 함께 다른 기지의 패트리엇 포대가 추가되면서 발사대 등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C-17, C-5 등 대형 수송기도 인근에 배치됐다.
주한미군 오산기지 배치된 대형 수송기… 작년 이란 공습때 패트리엇 이동 맡아
[美-이란 전쟁] 무기 중동 차출 대비 정황 미군 “중동 이동 여부 확인 못해줘” 북핵-미사일 방어 전력 공백 우려
5일 저녁 오산기지 내에선 C-17과 C-5가 나란히 주기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C-17은 지난해 6월 미국의 이란 공습(미드나이트 해머) 작전 직전인 같은 해 3∼4월경 주한미군 패트리엇 2개 포대를 중동 지역으로 순환 배치할 때 활용된 항공기다. 주한미군은 패트리엇의 중동 이동 가능성에 “특정 자산의 이동, 재배치, 재배치 가능성 등에 대해서는 어떤 답변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소식통은 “훈련 차원일 수도 있지만 주한미군 패트리엇의 중동 차출을 준비하는 활동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중동 상황이 확전 양상으로 흘러가며 타격 및 요격 미사일 등 탄약 수요가 급증하고 방공 시스템 확충도 시급해지면서 패트리엇을 포함한 주한미군 핵심 전력의 중동 이동이 임박했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 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록히드마틴 등 주요 방산업체 관계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회의를 가질 예정이라며 이 회의의 목적이 급격히 줄고 있는 방공 미사일 등 무기 재고를 보충하기 위해 방산업체를 압박하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4일 파이낸셜타임스(FT)도 이란의 타격 대상이 된 걸프 지역 국가들도 방공 미사일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이들 국가에 패트리엇 등의 추가 공급을 약속했으나 실제 무기 인도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안팎에선 주한미군 전력 이동 시 패트리엇 등 방공무기는 물론 에이태큼스(ATACMS) 전술 지대지 미사일, 로켓탄 등 다연장로켓(MLRS) 발사 무기 등의 차출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 중 일부 발사대나 비축한 요격 미사일 일부를 반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 전력은 북한 핵·미사일을 방어하는 핵심 방공망이라는 점에서 차출이 현실화될 경우 전력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정부 당국은 미국이 주한미군 전력의 중동 차출을 공식 요청할 경우 ‘대체·보완전력’을 신속히 전개해 대비 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방침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주한미군의 임무는 우리 군과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해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한미 양국은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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