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코로나 2차 유행 확산에…정부 ‘추이감시국가’ 확대방안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3일 20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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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유행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해외 유입 확진자가 이틀 새 60명 넘게 나왔다. 12일 29명, 13일엔 33명의 해외 유입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직전 일주일간의 하루 평균(12.3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해외 유입 환자가 하루에 30명 넘게 발생한 건 7월 29일(34명) 이후 76일 만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발생 ‘추이감시국가’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추이감시국은 방역강화대상국 지정에 앞서 해당 국가에서의 코로나19 발생 추이를 점검하는 단계다.

● 부산 온 러시아 선원 14명 확진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해외 유입 확진자는 33명이다. 이 중 러시아발 유입이 14명으로 가장 많은데 모두 러시아 국적 선원이다. 6일 부산항으로 들어온 화물선의 선원 23명 중 11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11명 모두 무증상 환자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치료를 위해 이 화물선 선장에게 하선을 요구했지만 선원들의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방역당국은 이 선박에 대한 회항 조치를 결정했다. 12일 부산감천항으로 입항한 러시아 냉동·냉장선은 선원 20명 중에서도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본(5명) 미국·네팔(각 4명) 우즈베키스탄·필리핀·방글라데시·우크라이나·캐나다·브라질(각 1명)발 해외 유입 확진자가 있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해외 유입 환자 중에서는 우즈베키스탄에서 들어온 경우가 82명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54명), 필리핀(49명), 인도(41명), 러시아(29명), 네팔(27명) 순이었다. 정부는 검역단계에서 걸러지거나 2주간의 자가격리를 거쳐야 하는 해외 유입 환자는 방역방 내에서 관리되기 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에서 코로나19 2차 유행이 확산하면 해외 유입 확진자가 늘어나 국내 방역 체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현재 방역감시 대상으로 6개 나라를, 추이감시 대상으로 4개 국가를 지정해 놓고 있다. 방역당국은 추이감시대상 국가를 한 곳 더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13일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69명이다. 방역당국은 추석 연휴 여파와 관련해 5월과 8월 연휴 때 같은 확직자 급증은 억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2주간 신규 확진환자의 약 80%가 나온 수도권 상황은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단유행 가능성이 여전히 잠재돼 경각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 코로나19 재유행에 유럽은 ‘비상’
해외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프랑스는 이달 들어 하루 평균 확진자가 2만 명대에 이른대. 10일에는 2만689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1차 유행 때인 3, 4월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영국도 지난달 30일 처음으로 일일 신규 확진자가 1만 명을 넘겼다. 이달 들어서는 3일과 4일을 제외하고 확진자가 매일 1만 명 이상 나오고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BBC 인터뷰에서 “크리스마스 때까지는 상황이 계속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러시아에서도 10일 하루에만 1만3634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등 이달 들어 일일 평균 확진자가 1만5000명대에 가까워졌다. 13일 기준 누적 확진자는 132만6178명으로 미국, 인도, 브라질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최근 네덜란드, 폴란드도 연일 최다 신규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코로나19 피해가 적었던 동유럽에서도 확산세가 심각해지고 있다. 폴란드에서는 12일 4394명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달 초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체코에서는 9일 8617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3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국도 상황이 심각하다. 12일(현지시간) 현재 31개 주에서 1주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환자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13일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800만 명을 넘겼고 사망자는 22만 명에 이른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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