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강제로 혀넣고 엉덩이 더듬어” 전직 모델 폭로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9월 18일 10시 45분


코멘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다시 성추문에 휩싸였다. 한 전직 모델이 20여년 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영화 ‘애니기븐선데이’(1999년) 등에 출연한 모델 출신 배우 에이미 도리스(48)는 17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1997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사건은 1997년 9월 5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VIP 관람실에서 발생했다.

당시 도리스는 남자친구 및 다른 게스트들과 함께 뉴욕의 부동산 재벌이던 트럼프의 초대를 받았다.

경기를 관람하던 중, 도리스는 트럼프의 손님들이 모여있던 곳에서 몇 미터 떨어진 칸막이벽 뒤에 있는 화장실에 콘택트렌즈 문제를 해결하러 갔다.

일을 마치고 화장실에서 나왔는데, 화장실 문 앞에서 트럼프가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도리스는 “처음에는 트럼프가 화장실에 들어가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불행히도 그렇지 않았다”며 “내 목구멍 안으로 혀를 밀어 넣었다. 날 꽉 끌어안은 채 엉덩이와 가슴, 등을 포함한 모든 곳을 더듬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트럼프의 혀를 내뱉으며 ‘제발 그만하라’고 했지만,상관하지 않고 막무가내였다”며 “나는 그저 충격에 빠졌다”고 했다. “트럼프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고 했다.

그 일이 있은 후 도리스는 “분명히 성폭력을 당했다고 느꼈지만, 그냥 모든 사람과 이야기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돌아 가려고 노력했다. 왜냐하면 나는 그렇게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기 때문이다"고 토로했다.

당시 51세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부인인 배우 출신의 말라 메이플스와 살고 있었고, 도리스는 24세였다.


도리스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로 뉴욕 방문 당시 트럼프 대통령 부부,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수 레니 크라비츠 등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 6장을 공개했다. 함께 초대받았던 남자친구와 셋이 경기장에서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도리스는 이 일로 수년 간 상담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다 이제야 폭로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선 “내 딸들이 이제 13세가 됐다. 원하지 않으면 누구도 몸을 함부로 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 아울러 용납할 수 없는 일을 한 사람에게 침묵하지 않고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도리스는 트럼프가 처음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2016년에도 폭로를 생각했으나 가족에게 피해가 올까봐 접었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화장실 밖에서 도리스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면 분명히 목격자가 있었을 것”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프의 법률 자문을 맡고 있는 제나 엘리스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도리스의 얘기는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사건’이 있었다는 그날(9월5일) 이후로도 도리스가 수일 간의 일정을 트럼프와 함께 했다는 점을 들며 역공했다.

이에 대해 도리스는 “난 당시 플로리다에서 왔고, 돈도 갈 곳도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