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악관에서 후보수락 연설? 해치법 위반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6일 19시 52분


코멘트
좀체 꺾이지 않는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3개월 앞으로 다가운 미 대선의 절차나 방식을 바꿔놓고 있다. 백악관에서 대선후보 수락 연설을 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발언을 두고선 찬반 논란이 뜨겁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후보수락 연설을 백악관에서 할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시인했다. 백악관 외부에서는 경호에 많은 인력과 비용이 든다고 지적하며 “그것(백악관 연설)이 경호 측면에서 가장 비용이 덜 들고 쉬운 대안”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의 세팅이 아름답다면서 “아름다운 대안”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대신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이달 24~27일 소규모로 전당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백악관 수락연설 계획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해치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해치법은 연방정부 예산으로 공무를 수행하는 공직자가 정치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법이다. 대통령과 부통령은 면책 특권이 있지만 백악관의 직원들이 동원될 경우 법 위반 소지가 있다. 정부 자산과 정치를 분리해온 워싱턴의 오랜 관행을 깨는 것이기도 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에서 수락 연설을 하면 대규모 시위대가 백악관 주변에 몰려들고, 이로 인해 코로나19가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캠프는 대통령후보토론위원회에 9월 말부터 예정된 TV토론 일정을 앞당겨달라고 요청했다. TV토론 진행자로 나서는 친(親)트럼프 성향의 앵커들은 서한에서 “조기투표 시행으로 첫 번째 TV토론이 시작되는 9월29일에 이미 16개주의 투표가 시작되고, 마지막 세 번째 TV토론일(10월22일)에는 34개주의 4900만 명이 투표를 하게 된다”며 “유권자들이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토론 일정을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령인데다 TV토론에 취약한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후보의 약점을 투표 전에 최대한 드러내려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는 17~20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 현장에 불참하고 화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고 CNN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그는 대신 자신의 텃밭인 델라웨어주에서 온라인으로 후보 지명을 수락할 예정이다.

바이든 후보는 전당대회 직전에 부동령 후보를 발표할 예정이다.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과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2파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