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이도 인정 않으면 모든 것 잃을 것” 트럼프, 베네수엘라 군부에 최후통첩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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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사회주의 노선 수명 다해” 군사개입 가능성도 거듭 시사
마두로, 브랜슨 회장 콘서트에 맞불… 콜롬비아 접경서 대규모 음악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비호하는 베네수엘라 군부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라.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을 잃을 것’이란 최후통첩을 날렸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베네수엘라 군부를 겨냥해 “미국은 수십억 달러를 훔친 게 누군지, 어디에 돈을 숨겼는지 안다”며 돈줄을 죄겠다고 압박했다. 이어 “평화로운 정권교체 방법을 찾고 있지만 모든 옵션이 열려 있다”며 군사 개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조 물자를 실은 미 공군 수송기가 이미 이틀 전 콜롬비아에 도착했지만 ‘독재자’ 마두로가 반입을 막고 있다”며 이를 거부하는 마두로 정권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마두로의 전임자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주창한 ‘중남미 사회주의’ 노선이 수명을 다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남미 사회주의는 원유 등 원자재 수출로 번 돈을 무상복지 등 각종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책에 쏟아붓는 모델을 말한다. 최근 세계경제 둔화와 저유가로 ‘오일머니’가 줄면서 베네수엘라식 사회주의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인은 사회주의와 독재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마두로 정권은 가난 굶주림 죽음의 악몽을 끝내도록 국민을 놓아주어라. 세계 50개국이 과이도 의장이 이끄는 올바른 정권을 지지한다”고 촉구했다. 과이도 의장은 연설장에 보낸 영상편지에서 “민주주의와 독재는 삶이냐 죽음이냐의 논쟁이다. 국제사회의 지지가 우리의 목숨을 살릴 것”이라고 호소했다.

미국의 압박이 거세질수록 마두로 측의 정권 사수 의지도 강해지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22, 23일 이틀간 콜롬비아와 국경을 맞댄 시몬 볼리바르 국제다리에서 대규모 음악회를 개최한다.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영국 대부호 리처드 브랜슨 버진애틀랜틱 회장이 개최할 음악회에 대응하는 일종의 ‘맞불 음악회’다. 브랜슨은 14일 “22일 콜롬비아 쿠쿠타에서 베네수엘라를 돕기 위한 콘서트를 열겠다. 이를 통해 약 1억 달러(약 1128억 원)를 모금하겠다”고 공언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트럼프#베네수엘라#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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