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대법원 관세 판결 관련 기자회견에 입장하고 있다. 2026.02.21. [워싱턴=AP/뉴시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결 내린 것에 대해 유럽 각국은 신중하게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올로프 길 유럽연합(EU) 무역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판결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 조치가 뭔지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 미국 행정부와 긴밀하게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서양 양측 기업들은 무역 관계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에 의존하고 있는데, 낮은 관세를 옹호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독일 정부는 AFP에 “다음 단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얻기 위해 미국 정부와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이번 판결이 전 세계 관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해하기 위해 (미국) 행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유럽에선 이번 판결을 계기로 트럼프 관세 폭탄에 대한 기존 불만들이 우회적으로 터져 나오고 있다. 롤랑 레스퀴르 프랑스 경제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조치가 최소한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점을 보유주는 판결”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산업연맹(BDI)은 “이번 판결은 미국의 권력 분립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트럼프의 관세정책의 변화를 기대했다.
유럽 산업계의 불만도 상당하다. 영국상공회의소는 “이번 결정은 미국의 관세 인상에 관한 행정 권한에 대해선 명확성을 부여하지만, 기업의 불확실한 환경에 대해서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파올로 카스텔레티 이탈리아와인협회 사무총장은 “이번 판결로 불확실성이 커져 기업들은 발주를 늦추는 등 조심스럽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데, 향후 부메랑을 맞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탈리아 와인 수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EU 안팎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수단을 통해 관세 드라이브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과거 유럽산 철강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했던 근거로 제시했던 무역확장법 232조 등이 활용될 수 있다. 한 프랑스 외교관은 “미국 행정부가 관세를 재도입하기 위해 다른 법적 수단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폴리티코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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