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정치망명 신청 후 사체로 발견…사우디 자매 의문의 죽음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1일 20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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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캡쳐
뉴욕타임스 캡쳐
24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리버사이드파크 허드슨 강변에서 젊은 여성 사체 2구가 발견됐다. 행인의 신고로 시신을 찾은 뉴욕 경찰은 발견 당시 주검이 오랫동안 물에 잠겨 있던 것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비슷한 외모의 두 여성은 서로 마주 본 채 허리와 발목이 테이프로 한데 묶여있었다. 옷을 입고 있었고 외상의 흔적은 없었다.

2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경찰은 시신 발견 후 이틀이 지난 26일에야 이들이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로타나 파레아(22), 탈라 파레아(16) 자매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자매는 허드슨 강변에서 250마일(약 402㎞) 떨어진 버지니아주 페어스팩스에 살았고 지난 8월부터 실종신고가 돼 있던 상태였다.

30일 AP통신에 따르면 자매의 어머니는 딸들의 시체가 발견되기 하루 전인 23일 사우디 대사관 관계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어머니는 “이 관계자가 ‘딸들이 미국에 정치망명을 신청했다며 미국을 떠나라’고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자매는 2015년 어머니와 함께 미국에 왔다. 언니 로타나는 조지메이슨대 학생이었지만 올봄 학교를 그만뒀다. 자매는 지난해 12월에도 집을 나가 보호소에서 지낸 적이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자매의 정확한 사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수사 초기 자매가 서로 몸을 테이프로 묶은 채 허드슨 강의 조지워싱톤 다리에서 뛰어내려 자살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NYT는 ‘시신에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자매가 뛰어내리는 것을 본) 목격자도 없다’는 수사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경찰은 이번 사건 수사를 위해 버지니아주로 형사 1명을 파견했다. 경찰은 자매가 실종 후 어떻게 지냈고 뉴욕에 어떻게 왔는지 등을 밝혀내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뉴욕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은 성명을 내고 “해당 사건을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변호인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또 “워싱턴에 있는 대사관 관계자들이 파레아 가족들과 연락했다”며 “힘든 시기에 그들을 지지하고 돕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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