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대짜은행게’ 먹으면 죽을 수도 있다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2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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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 일대를 여행하는 사람들은 이 지역 특산물인 ‘대짜은행게(Dungeness Crab)’ 요리를 당분간 맛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캘리포니아 주 보건당국이 지난해 11월부터 시행 중인 대짜은행게 어획 금지 조치를 연장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대짜은행게는 샌프란시스코 일대를 포함한 북 태평양 연안에서 많이 잡히는 게로 달콤하고 살이 부드럽다. 샌프란스시코의 대표적인 관광 구역인 ‘피셔맨즈 와프’에도 대짜은행게 요리를 파는 음식점들이 밀집해 있다.

캘리포니아 주는 샌프란시스코 인근 바다에서 잡히는 대짜은행게에서 ‘도모산(domoic acid)’이 검출된다는 이유로 어획을 금지해 왔다. 도모산은 적조 등으로 인해 생기는 독소로 사람에게 심한 두통, 구토, 발작 같은 증세를 일으킨다.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캘리포니아 주는 최근 대짜은행게 조업 금지를 해제하는 것도 검토 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해 금지 조치를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짜은행게 조업이 금지되면서 이 지역 수산업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현재까지 이 지역 어민과 해산물 전문 음식점들이 본 피해는 약 4800만 달러(약 593억 원)가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대짜은행게 관련 산업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금지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유명 관광지이며 대짜은행게 관련 산업 비중이 큰 ‘하프문 베이(Half Moon Bay)’ 지역의 수산물판매협회 관계자는 “손실이 크지만 누군가가 대짜은행게를 먹고 병에 걸리게 되는 상황이 생기는 것보다는 낫다”며 “기다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지 대짜은행게를 재료로 쓸 수 없게 된 일부 게 요리 음식점들은 캘리포니아 주의 북쪽에 있는 오레곤 주 연안에서 잡은 대짜은행게를 공수해와 요리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오레곤 주의 대짜은행게는 캘리포니아 산보다 맛이 떨어진다는 평도 나온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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