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얼음면적 최소치 또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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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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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18% 줄어든 342만 km²… 주변국 자원 경쟁은 더 가열

북극해를 덮고 있는 얼음의 면적이 또 사상 최소 기록을 갈아 치웠다. 환경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빙 감소가 온난화 속도를 높여 인류에게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반면 북극해의 속살이 빠르게 드러나면서 방대한 자원을 선점하려는 세계 각국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는 16일 북극 해빙(海氷)의 넓이가 342만 km²로 위성관측 방법으로 북극해 면적을 기록하기 시작한 1979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고 19일 밝혔다. AP와 AFP통신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보다 18% 줄어든 것이며 1979년부터 2000년 사이 평균면적의 절반 가까이로 줄어든 것. 해빙 면적은 여름에 줄고 겨울에 늘어나지만 지난 30년간 감소 추세를 이어 왔다.

기상학자들은 북극 해빙이 줄어드는 가장 큰 원인으로 인간에 의한 지구온난화를 지목하고 있다. NSIDC의 기상학자인 월트 마이어는 “지구에 닿는 태양열의 90%를 반사시키는 북극해의 얼음이 빠르게 녹는 것은 ‘지구의 에어컨’이 사라진다는 뜻”이라고 우려했다.

NSIDC는 2050년을 전후해 북극 해빙이 모두 녹아버릴 것이라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내놓고 시기가 더 당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올여름 그린란드를 덮었던 빙하 표면의 97%가 녹아내렸고 이런 속도라면 7, 8년 뒤 ‘얼음 없는 여름’이 올 것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전했다.

북극해는 지구에 매장된 원유와 가스의 20%가량이 묻혀 있는 자원의 보고(寶庫)로 알려졌지만 거대한 얼음 때문에 접근과 개발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얼음이 녹으면서 선박 등의 접근이 쉬워진 이 지역에 정치 경제적인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국가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몇몇 유럽 국가와 달리 북극 영토(Arctic territory)를 갖고 있지 않은 중국의 행보가 가장 공격적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8월 쇄빙선 쉐룽(雪龍)호의 북극해 횡단을 성공시킨 데 이어 북극협의회의 영구 옵서버 자격을 얻으려 온갖 공을 들이고 있다. 북극협의회는 북극에 200해리(약 370km) 내에 배타적 경제수역을 설정하고 있는 핀란드 아이슬란드 그린란드 등 인근 8개 국가의 느슨한 연합체로 항구 사용료와 원유 유출방지 협약 등을 결정하면서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6월 북극협의회 회원국인 덴마크를 방문했으며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도 4월 아이슬란드와 스웨덴이 포함된 유럽 4개국을 순방했다. 이후 중국 정부는 북극협의회 회원국들과 대규모 경제 및 무역 협정을 체결했다. 서방 국가들은 중국의 이런 행보에 상당한 경계심을 갖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최근 1년 반 사이에 그린란드를 처음으로 방문했다.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도 북극협의회에 영구 옵서버 자격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북극해#얼음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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