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민주당에서 제명된 강선우 의원이 연루된 공천 헌금 의혹, ‘3대 특검’이 이첩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관련 의혹 등 굵직한 사건들이 경찰로 몰리고 있다. 쿠팡 관련 사건을 담당할 태스크포스(TF)가 경찰에 설치됐고, 통일교·신천지의 정교유착 의혹은 검찰과 함께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 수사하게 됐다. 국민적 관심이 높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을지 경찰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선 것이다.
2022년 지방선거 전 김경 서울시의원이 민주당 공천을 요구하며 강 의원의 보좌관에게 1억 원을 건넸다는 의혹은 일파만파로 커지는 중이다. 강 의원이 이 문제를 김 전 원내대표와 논의하는 내용이 녹음된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김 전 원내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났다. 돈이 실제로 오갔는지, 컷오프 대상이던 김 시의원이 어떻게 단수공천을 받았는지 등 의문점이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경찰이 제때 출국금지 조치를 못 하는 바람에 김 시의원이 미국으로 출국해 수사에 지장이 빚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김 전 원내대표 측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구의원 2명에게서 3000만 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는 의혹 등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대 특검이 못다 한 수사를 끝까지 마무리하는 것도 경찰의 중요한 숙제다. 김건희 여사가 고가의 선물들을 받은 것을 윤 전 대통령이 알고 있었는지, 김 여사가 법무부를 통해 본인 관련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관여했는지, 검찰총장이 윤 전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항고하지 않은 게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에 해당하는지 등이 경찰이 추가 수사로 가려야 할 것들이다. 통일교와 신천지가 여야 정치인들에게 로비를 벌이고 당원 가입 등을 통해 선거에 영향력을 미치려 했다는 의혹은 헌법상의 정교분리 원칙과 관련된 중대 사안인 만큼 반드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비단 정치적인 사건뿐이 아니다.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및 직원 과로사 의혹 등도 시급히 실체를 밝혀내야 한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2022년 ‘검수완박’으로 경찰의 수사권은 이미 크게 확대됐다. 여기에 올 10월 검찰청이 폐지되면 경찰의 역할과 위상은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커지게 된다. 경찰이 이를 감당할 역량이 있느냐는 우려도 있는 것이 현실인 만큼, 경찰이 눈에 보이는 성과로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경찰이 현재 수사 중인 사건들에 대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얼마나 말끔하게 의혹을 해소해 내느냐가 이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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