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워싱턴의 트럼프-케네디센터에서 열린 연방 하원 공화당 의원 연례 정책 워크숍에서 익살스런 표정으로 연설하고 있다. 2026.01.07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베네수엘라 임시 정부가 미국의 제재 대상이었던 고품질 원유 3000만 배럴에서 5000만 배럴을 미국에 인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3일 군사 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후 사흘 만에 세계 1위 원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의 원유 확보 계획을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원유는 (미국 내) 시장 가격으로 판매되며 수익금은 미국 대통령인 나의 관리하에 베네수엘라와 미국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사용될 것”이라고 했다. 5000만 배럴의 가치는 최대 28억 달러(약 4조 530억 원). 그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에게 이 계획을 즉시 실행할 것을 지시했다. 원유는 저장선을 통해 미국 내 항구로 반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9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셰브런, 코노코필립스, 엑손모빌 등 미국 메이저 석유기업 3곳의 경영진과 만나 베네수엘라 투자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유일한 미국 기업인 셰브런은 이미 12척 내외의 선박을 베네수엘라로 보내 원유 선적에 나섰다. 베네수엘라 호세항, 바호그란데항 등에서 선적한 원유를 미국으로 옮기는 작업이다.
국제에너지정보국(EIA)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은 3030억 배럴로 추정된다. 좌파 성향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집권 후 진행된 원유 국유화 정책 등으로 현지에 진출해 있던 미국 석유기업의 설비는 모두 베네수엘라 정부 소유로 바뀌었다. 이후 거듭된 경제난과 제재 등으로 시설 보수가 이뤄지지 못해 생산량이 급감했다.
또 베네수엘라 원유는 중동산 원유와 달리 대부분 휘발유로 쓰기 힘든 중질유다. 이에 고도의 정제 작업이 필요하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베네수엘라의 원유 생산량은 전 세계 공급량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원유 생산량을 의미 있게 회복하려면 수년간 수십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가 그간 경제, 안보적으로 밀착했던 중국, 러시아, 이란, 쿠바 같은 반(反)미 성향 국가들과 거리를 두라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과의 관계 단절을 강조하고 있다. ABC방송은 “미국은 베네수엘라가 원유 생산에 있어 미국과만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활동 중인 중국, 러시아, 이란, 쿠바 출신 정보 요원의 전원 추방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또한 베네수엘라 원유 산업을 미국이 통제한다면 국제 에너지 시장에서 중동 산유국, 중국, 러시아의 영향력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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