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6명 사망 대장암, ‘10분 고강도 운동’의 놀라운 효과

  • 동아닷컴
  • 입력 2026년 1월 6일 08시 42분


대장암, 움직이면 약해진다… 10분 고강도 운동의 놀라운 효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대장암, 움직이면 약해진다… 10분 고강도 운동의 놀라운 효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단 10분간의 고강도 운동만으로도 대장암 진행을 억제할 수 있는 생물학적 신호를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에 따르면, 짧은 시간 동안의 격렬한 운동만으로도 혈액 내 분자 구성이 빠르게 변한다. 이 변화가 대장암 성장 억제와 DNA 손상 복구 촉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립 암센터에 따르면, 대장암은 갑상선암에 이어 국내 발병 2위 암이다. 사망률로는 폐암(전체 암 사망자의 21.8%)·간암(11.7%)에 이어 3위(10.9%)다. 2024년 9683명이 대장암으로 사망했다. 즉, 54분에 한 명씩, 하루 평균 26~27명이 대장암으로 사망한다는 얘기다.

특히 50세 미만 젊은 대장암 환자가 급증해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운동이 대장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크게 낮추거나, 발병 자체를 예방하는 핵심 요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이어져 희망을 주고 있다.

연구 개요
영국 뉴캐슬대학교 연구자들은 과체중 또는 비만이지만 그 외에는 건강한 50~78세 남(18명)·녀(12명) 3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참가자들은 10~12분간의 고강도 사이클 운동을 했고, 연구진은 운동 전과 후 이들의 혈액을 채취했다.

이 혈액 샘플을 실험실에서 대장암 세포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격렬한 운동 직후 혈액에서는 염증 감소, 혈관 기능 개선, 대사 조절과 관련된 단백질 13종의 농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후 생성된 분자들은 대장암 세포에 작용해 DNA 복구와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 생성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암세포 증식에 관여하는 유전자 활동은 억제했다.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는 세포에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유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이 과정이 대장암 진행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운동으로 유도된 미토콘드리아 기능 회복은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해당 대사(워버그 효과)를 억제할 수 있다.

즉 운동이 암세포의 유전자 발현과 대사 작동 방식을 변화시킨 것이다.

국제 암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ancer)에 게재된 이번 연구 결과는 운동이 대장암을 예방하는 한 가지 기전을 설명해 줄 수 있다. 즉, 운동이 혈류를 통해 분자 신호를 보내 종양 성장과 유전체 불안정을 조절하는 유전자의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대장암, 움직이면 약해진다… 10분 운동의 놀라운 효과. 사진=국제 암 저널.
대장암, 움직이면 약해진다… 10분 운동의 놀라운 효과. 사진=국제 암 저널.

연구를 이끈 임상운동생리학자 샘 오렌지 박사는 “놀라운 점은 운동이 건강한 조직에만 이로운 것이 아니라, 혈류를 통해 강력한 신호를 보내 암세포 안의 수천 개 유전자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라고 뉴캐슬대 연구 성명을 통해 밝혔다.

그는 “이러한 발견은 운동의 생물학적 효과를 모방하거나 강화하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암 치료 효과와 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가능성을 열어준다”라고 말했다. 이어 “운동은 암세포가 자라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으며, 단 한 번의 운동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단 10분간의 운동만으로도 몸 전체에 강력한 신호를 전달한다”라고 덧붙였다.

대장암, 움직이면 약해진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해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된 대규모 국제 연구와도 맥을 같이 한다.

캐나다 호주 등 6개국 대장암 환자 88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운동 치료’는 대장암 환자의 사망 위험을 37%, 암 재발 위험을 28% 낮췄다. 연구 참여자 대부분은 표준 수술과 화학 항암요법을 받은 3기(90%) 또는 고위험 2기 암 환자였다.

연구진은 2009년부터 2024년 사이에 각 환자를 약 8년 동안 추적관찰 했다. 환자들은 수술과 화학요법을 마친 후 절반은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나머지 절반은 회복 후 건강한 생활 습관을 설명하는 책자만 제공 받았다.

운동그룹 환자들은 첫 1년 동안 한 달에 두 번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으며 운동했다. 이후 2년 동안은 한 달에 한 번 트레이너의 도움 속에 총 3년간 운동했다.

참가자들은 각자 과거 좋아했던 운동 유형과 생활방식을 트레이너와 상의해 운동 계획을 세웠다.

운동 그룹 대부분은 하루 45분 빠르게 걷기를 주 4회 한 것과 같은 운동량을 보였다.

암 치료 5년 후 운동그룹은 80%가 암이 없는 상태를 유지한 반면 책자만 받은 그룹은 74%로 집계됐다. 즉, 운동 그룹의 대장암 재발 또는 새로운 암 발병 위험이 28% 낮았다.

암 치료 8년 후 운동그룹은 445명 중 41명이 사망한 반면, 책자만 받은 그룹은 444명 중 66명이 사망했다. 운동 그룹의 사망 위험이 37% 낮았다. 이는 14명 중 1명의 생명을 운동이 구한 셈이라는 뜻이다.

운동 효과는 다른 암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지금까지 수행한 많은 연구에서 운동이 유방암, 결장암, 직장암 재발 위험을 최대 45%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전문가들은 세계보건기구(WHO) 지침인 일주일에 최소 150분의 중강도 운동(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또는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달리기, 오르막 오르기 등)을 하면서 2~3회 근력 운동을 추가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이번 연구는 인체 실험이 아닌 혈액과 암세포를 이용한 실험실 연구로, 실제 환자에게서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s://doi.org/10.1002/ijc.70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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