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세계경제전망]<下>장필리프 코티스 OECD수석

  • 입력 2006년 1월 21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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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말 발표한 ‘OECD 경제 전망’에서 30개 회원국의 2006년 평균 성장률을 2.9%로 전망했다. 지난해의 2.7%보다 높은 수치다.

평균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보다 0.2%포인트 하락한 1.9%로, 평균 실업률 역시 0.2%포인트 떨어진 6.3%로 잡았다. 수치만 놓고 보면 2006년의 세계 경제가 적어도 지난해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경제 전망팀을 이끌고 있는 OECD의 장필리프 코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17일 파리 외곽 라데팡스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났다.

―올해 세계 경제를 좋게 보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낙관적으로 본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표 참조). 다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2개국)의 성장률을 2.1%로 지난해 1.4%에 비해 상당히 높게 예상했습니다. 그 때문에 평균치가 높아진 거죠. 미국과 일본은 과열에서 안정세로, 유럽은 뒤처진 상태에서 회복세로 돌아서는 것으로 예상하는 겁니다.”

―지역별로 좀 더 상세하게 예상을 한다면….

“미국 경제는 속도 조절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너무 빨랐습니다. 그래도 3%대 성장은 문제없을 것으로 봅니다. 일본 역시 지난해 성장세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올해는 조금 주춤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장기 불황을 겪어 왔기 때문에 1.5∼2.0% 정도의 성장률이면 만족할 만한 결과입니다. 문제는 유럽인데, 올해는 회복세를 탈 것으로 믿습니다.”

―유럽 경제는 어느 정도까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합니까.

“OECD는 올해 유로존의 성장률을 2.1%로 제시했습니다. 유로존의 경우 2%는 돼야 나쁘지 않은 성장률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2000년대 들어 한 번도 2%를 넘지 못했습니다.”

―유로존의 회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무엇입니까.

“유가와 유로화 가치입니다. 지난해 유로존은 유로화 가치 상승과 유가 급등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내성이 생겼습니다. 게다가 유가가 지난해 크게 올라 올해는 더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로화 가치도 다소 하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유로존의 회복세를 점칠 수 있는 겁니다.”

―유럽 경제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유럽 경제는 유럽 사람들이 이끌어 가는 구조가 아닙니다. 수출에 의해, 다시 말해 유럽 바깥의 사람들에 의해 좌우되는 경제인 것이죠. 독일 같은 나라는 특히 내수가 아주 취약합니다. 높은 실업률이 한 원인이겠죠. 그러다 보니 유럽 경제는 외부 변수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체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세계경제 차원에서 ‘중국 변수’를 예상한다면….

“중국은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래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중국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문제점을 굳이 찾자면 무역수지 흑자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불만을 초래하는 요소죠. 불필요한 충돌을 방지하려면 수입을 늘려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춰 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에너지 효율이 낮은 중국의 산업구조는 유가의 안정을 크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1달러를 벌어들이기 위해 OECD 국가들에 비해 2배의 에너지를 써야 하는 구조는 정상이 아닙니다.”

―미국, 일본, 유럽의 동반 금리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일단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것으로 봅니다. 일본은 디플레이션이 끝났다는 것을 확인하기 전에는 금리를 올리기 어렵습니다. 내수를 촉진시키려는 유럽도 섣불리 금리 인상에 나서기 힘듭니다. 거품 소비 때문에 그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이 나오기 힘든 상황입니다.”

―한국의 올해 경제는 어떻게 전망합니까.

“OECD가 내놓은 올해 한국의 성장률 예상치는 5.0%입니다. 지난해보다도 높은 수치입니다. 한국이 2002년 발생한 신용카드 사태의 여파에서 벗어나 정상 궤도로 들어선다는 뜻입니다. 정보통신기술 업종이 주도하는 수출도 전망이 좋고, 민간 소비도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신용카드 문제는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항상 잠재된 문제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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