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관에 물흘려 전기 뽑는다

  • 입력 2003년 10월 21일 00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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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과학자들이 170여년 만에 전기를 발생시키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0일 보도했다.

새 발전(發電)법은 미세관 속에 물을 흐르게 해 직접 전기를 뽑아내는 것으로 터빈 등 기계장치나 화학물질이 필요 없어 무공해 전원(電源)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캐나다 에드먼턴 소재 앨버트대의 래리 코스티우크 교수와 동료인 대니얼 쿼크 교수 연구팀이 물리학 전문지인 ‘물리학 연구소’에 공개한 발전법은 미세관을 흐르는 물 이온이 고체인 미세관 벽과 마찰하면 벽이 양전기를 띤다는 사실에 착안한 것.

물 이온 가운데 음이온은 벽 주위로 끌려들고, 압력이 가해지면 양전기를 띤 물 이온만이 이동하게 된다. 결국 미세관의 한쪽 끝에는 양전기를 띤 이온들만이 몰리게 돼 양쪽 전극에 회로를 연결하면 전기가 흐른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두께 3mm, 지름 2cm의 유리블록에 40만∼50만개의 초미세 세라믹 필터를 만들어 물을 통과시킴으로써 여기에서 나온 전기(10V, 1000분의 1A)로 전구를 밝히는 데 성공했다.

코스티우크 교수는 “1831년 패러데이가 발견한 전자기유도 현상에 버금가는 성과”라면서도 “대규모 발전보다는 휴대전화 충전지 등 전자제품의 전원장치로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대 임페리얼 칼리지의 존 기빈스 박사는 “작은 규모의 전력만을 생산할 수 있어 나노기술 수준에서만 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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