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社 불법행위 내용은]PC업체 윈도강요등 독점지위 악용

  • 입력 2000년 4월 5일 01시 13분


세계 최대의 컴퓨터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무엇을 잘못했기에 철퇴를 맞았을까.

미 연방법원 토머스 펜필드 잭슨판사는 3일 43페이지에 걸친 판결문에서 법무부와 19개주가 제기한 26개 반독점법 위반 주장중 23가지를 받아들였다. 이들 주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잭슨판사는 MS가 △컴퓨터 운영체제(OS)인 윈도의 독점적인 지위를 불법적 방법으로 유지했으며 △윈도의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인터넷 검색도구인 인터넷 익스플로러(IE)의 독점을 꾀했고 △IE를 윈도에 끼워 판 것이 불법이라고 판결했다. 구체적 혐의는 다음과 같다.

우선 MS는 컴팩 IBM 등 개인용 컴퓨터 PC 제조업체들에 대해 윈도를 기본 운영체제로 채택하도록 강요했다. 거부할 경우에는 다른 경쟁업체에 비해 비싼 가격으로 윈도를 판매하는 가격차등제를 실시했다. MS는 또 세계 최대의 컴퓨터칩(컴퓨터의 두뇌에 해당) 생산업체인 인텔에 대해 윈도가 아닌 다른 OS를 사용하는 PC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칩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같은 방법 등으로 MS 윈도와 인텔칩이 결합된 ‘윈텔’은 전세계 PC OS의 95%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MS는 윈도에 IE를 결합시켜 무상 공급함으로써 검색도구를 유료로 제공하던 선발업체 넷스케이프를 무력화시켰다. 인터넷 검색도구로 IE를 채택하지 않는 경우에는 윈도 공급도 중단하겠다고 했다. MS의 이같은 전략 때문에 IE는 넷스케이프의 시장점유율을 누르고 98년에는 선두로 부상했다.

이처럼 독점적 지위를 남용한 MS를 처벌한 근거는 무려 110년전에 제정된 ‘셔먼 독점금지법(Sherman Antitrust Act)’과 1914년 이를 개정한 ‘클레이턴 독점금지법(Clayton Antitrust Act)’.

이 법은 한 기업에 의한 경제력 집중이 경제 주체들의 활발한 자유경쟁을 막아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분배구조를 왜곡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제정됐다.

국내외 거래를 제한할 수 있는 생산주체들의 어떤 형태의 연합도 불법이며, 미국에서 이뤄지는 거래 또는 통상에 대한 어떤 독점도 허용할 수 없다는 등의 2가지 핵심조항을 담고 있다. 위반할 경우 법원이 기업에 분할이나 해산 명령 또는 불법활동 금지 명령 등을 내릴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회사나 당사자를 벌금과 구금에 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불공정 행위로 손해본 당사자들이 손해액의 3배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도 부여하고 있다. 이 법 위반 혐의로 석유회사인 스탠더드오일과 통신회사 AT&T 등이 분할된 바 있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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